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에이전트형 AI를 선보이는 단계에서 나아가, 이용자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와 협업툴, 생산성 서비스 안에 AI를 심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AI가 개별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 플랫폼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의 축도 모델 성능 자체보다 사용자 접점과 생태계 장악력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다만 에이전트형 AI가 플랫폼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보안과 통제 리스크 역시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동업자 역할의 에이전트 AI를 내놓는 데서 나아가, 이용자가 이미 쓰고 있는 메신저와 협업툴, 생산성 서비스 안에 AI를 심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 챗GPT 생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이 같은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텐센트는 22일(현지시각) 메신저 플랫폼 위챗 안에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오픈클로(OpenClaw)’를 활용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위챗 사용자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메신저 안에서 AI 에이전트와 대화하거나 다양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10억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한 기존 플랫폼 내부에 AI 기능을 탑재해 독립형 챗봇 경쟁을 넘어 국민 서비스 안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알리바바도 지난 17일 여러 AI 에이전트가 문서 편집, 회의 기록, 스프레드시트 업데이트, 리서치 등을 함께 처리하는 기업용 플랫폼 ‘우쿵(Wukong)’을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독립형 데스크톱 앱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협업툴 딩톡(DingTalk)과 연동해 기존 업무 플랫폼 안에서 AI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딩톡의 기업 이용자가 2000만명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구축된 업무 생태계에 AI 기능을 결합해 빠르게 확산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바이두 역시 같은 날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모바일 도구, 스마트홈 기기 전반에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 제품군을 내놓았다. 바이두는 AI를 하나의 챗봇 서비스가 아니라 여러 서비스와 기기를 잇는 공통 디지털 레이어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는 AI를 별도 서비스로 키우기보다 사용자가 이미 쓰는 디지털 환경 전반에 녹여 넣는 전략이 중국 빅테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빅테크도 방향은 비슷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소비자용과 상업용 코파일럿 조직을 통합 재편하며 AI를 개별 기능이 아니라 자사 서비스 전반을 관통하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오픈AI도 지난 19일 챗GPT 앱과 코딩 플랫폼 코덱스, 브라우저를 하나의 데스크톱 ‘슈퍼앱’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확인했다. 여러 AI 기능을 흩어 놓기보다 챗GPT를 중심 인터페이스로 삼아 하나의 작업 환경으로 묶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오픈AI 역시 플랫폼 중심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향후 AI 경쟁의 승부처를 모델 성능 자체보다 사용자 접점과 데이터, 결제, 업무 흐름을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 앱을 따로 설치해 이용 습관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메신저와 협업툴, 생산성 서비스 안에 AI 기능을 통합하는 편이 훨씬 빠르게 시장을 넓힐 수 있어서다. 결국 AI 경쟁력은 ‘얼마나 잘 답하느냐’보다 ‘어떤 플랫폼 안에서 얼마나 자주 활용되느냐’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에이전트형 AI가 플랫폼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을수록 보안과 통제 문제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플랫폼의 주된 기능인 에이전트 AI를 구동하는 서버가 새로운 해킹 표적으로 떠오를 수 있어서다. 결제와 통신 등 민감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 체계 강화가 향후 플랫폼 경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 겸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기업 내부 정보 보호를 위해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AI를 운영하려는 곳들이 많아 우리나라 AI기업들도 자체 플랫폼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에이전트 서버가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결제와 통신 등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 문제를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