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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FL 칼럼] 수출은 늘고 있지만 구조는 그대로…농기계산업으로의 '경고...

여전히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집중되는 '쏠림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향후 경기 변동 시 경제 전체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수출 증가 역시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이 크게...

[AFL 칼럼] 수출은 늘고 있지만 구조는 그대로…농기계산업으로의 '경고...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우리나라 수출은 2025년도 연간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6번째 수출국 반열에 올라섰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선전’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외형적 성장 이면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한계 역시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여전히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집중되는 ‘쏠림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향후 경기 변동 시 경제 전체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수출 증가 역시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오히려 감소한 영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우리나라 농기계 산업에서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 농기계 수출은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13억6732만 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세부 구조를 보면 트랙터가 전체 수출의 약 68%를 차지하고, 미국 시장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특정 품목·특정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반도체 쏠림’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 농기계 산업은 ‘트랙터-미국 집중’이라는 또 다른 축소판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 환경 변화나 통상 리스크 발생 시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지점에서 국회예산정책처 연구보고서에서 언급한 독일과 일본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두 국가는 모두 제조업 중심의 수출 강국이지만 최근에는 구조적 대응 실패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기계·자동차 중심의 강력한 제조 기반을 갖고 있었지만 디지털 전환 지체와 에너지 비용 상승, 산업 구조 경직성으로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 역시 소재·부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 핵심 역할을 수행했지만 구조개혁 지연과 해외 생산기지 이전으로 산업 공동화가 진행되며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

두 나라의 공통된 교훈은 ‘잘하고 있는 산업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결국 정체된다’는 것이다.

농기계 산업 역시 지금이 바로 그 ‘구조 전환’의 시점이다. 단순히 수출 증가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품목과 시장의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트랙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작업기, 스마트 농업 장비, 자율주행 농기계, 농업로봇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가 시급하다. 동시에 미국 중심 시장에서 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으로 수출 거점을 넓혀야 한다.

특히 스마트농업과의 연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앞으로 농기계는 단순 기계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현재 농기계 산업 지원은 개별 사업 중심, 단기 지원 형태가 대부분으로 산업 구조 전환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관련 학계는 품목 다변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주장하며 스마트 농기계, 농업로봇, 정밀농업 장비 등 차세대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한 정책 지원 강화도 제기된다. 단순 전시회 지원을 넘어 현지 실증, 금융, 인증까지 연계된 패키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금은 글로벌 농업이 디지털 전환의 초입 단계에 있는 시점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독일과 일본이 겪었던 구조적 정체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농기계 산업은 분명 경쟁력이 있다. 기술력도, 생산 기반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성장의 한계는 명확하다.

수출은 늘고 있다. 하지만 구조는 그대로다.

농기계산업에 ‘노란색’ 경고 신호등이 켜진 것이다. 농기계산업의 미래에 ‘초록색’ 불이 들어올지, 아니면 ‘빨간색’ 불이 들어올지. 농기계업계의 강한 자구책 마련과 이를 뒷받침하는 범정부적인 정책지원이 그 미래를 판가름할 것이란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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