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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조 달러 테라팹, 기존 공급망 한계 넘보지만 돈 이상의 장벽

일론 머스크가 구상 중인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이 현실화될 경우 총 투자비가 5조달러(약 7535조9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조 달러 테라팹, 기존 공급망 한계 넘보지만 돈 이상의 장벽

◆…이미지:chatGPT

일론 머스크가 구상 중인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이 현실화될 경우 총 투자비가 5조달러(약 7535조9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번스타인은 테라팹이 연간 1테라와트(TW) 규모의 AI 실리콘을 생산하려면 최대 358개의 반도체 공장이 필요할 수 있다며 미국 연방정부 1년 예산의 70%를 웃도는 규모로 단순한 신공장 건설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다시 짜야 할 수준의 초대형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연간 2240만 장의 루빈 울트라 GPU 웨이퍼, 271만6000장의 베라 CPU 웨이퍼, 1582만4000장의 HBM4E 웨이퍼를 처리해야 가능한 수준으로 번스타인은 이를 매우 개략적인 수치라고 전제하면서 현재 업계 생산능력을 압도하는 수치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이 구상이 업계에 던지는 가장 큰 의미는 AI 시대의 병목이 더 이상 칩 설계에만 있지 않고 제조 역량 자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AI 기업들이 연산 인프라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첨단 로직 공정과 HBM,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은 사실상 전략 자산이 됐다.

머스크가 직접 반도체 제조 기반 구축 가능성까지 거론한 배경에는 기존 공급망만으로는 장기적인 AI 칩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지만, 실제로 이를 추진하더라도 막대한 자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공정 개발과 장비 조달, 숙련 인력 확보까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한계가 따른다.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최첨단 로직 팹은 통상 월 2만 장 안팎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추며, 2나노급 공장이 가능한 공장 한 곳을 짓는 데만 250억~350억 달러가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전제를 적용하면 테라팹이 필요로 하는 로직 생산능력 확보에만 수조 달러가 들어갈 수 있고 여기에 HBM용 DRAM 공장과 첨단 패키징 시설까지 더하면 전체 투자비는 번스타인이 제시한 5조 달러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파운드리 산업의 진입장벽이 다시 한 번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공정 개발, 장비 조달, 수율 확보, 전문 인력 확보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양산 체제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TSMC, 삼성전자, 인텔 같은 기존 선두 업체들의 지위가 단기간에 흔들리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반대로 대형 수요처들이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내재화를 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HBM과 첨단 패키징의 전략적 중요성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AI 반도체 경쟁은 이제 GPU 성능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메모리 적층과 패키징 역량까지 포함한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번스타인 분석에서도 로직 생산 못지않게 HBM 생산과 조립, 첨단 패키징 시설이 막대한 부담으로 제시됐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기업과 첨단 패키징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이 AI 공급망에서 계속 높은 전략적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가 차원의 산업정책 논쟁도 불가피할 전망으로. 5조 달러는 단일 민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인 만큼 현실화 경로가 있다면 여러 정부와 국부펀드, 하이퍼스케일 기업, 자본시장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첨단 반도체가 특정 기업의 투자 계획을 넘어 산업 안보와 공급망 주권 문제로 더 강하게 편입될 수 있음을 뜻한다.

다만 5조 달러라는 숫자 자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번스타인이 로직 팹과 DRAM 팹의 생산능력, 공장당 비용을 단순화해 적용하면서 전체 추정치가 다소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핵심은 숫자의 정밀성보다 테라팹이 현재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야심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당장 실현 가능한 투자 계획이라기보다 AI 시대 반도체 경쟁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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