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성 비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넓게 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리는
구글의 'I/O'
와 6월8일 열리는
애플의 'WWDC'
에서도 각각 음성 비서 기능이 핵심 발표 사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메타를 비롯해 구글-삼성전자의 AI 안경, 애플의 새로운 에어팟, 그리고 오픈AI의 새로운 AI 장치까지, 대부분 웨어러블의 핵심은 음성 기능입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곧바로 AI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음성 AI에 대한 발표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지난 7일
실시간 음성 작업용 오디오 모델 3종
을 API에 도입했으며,
인월드 AI
와 같은 스타트업은 사람의 감정과 말투까지 이해하는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위스퍼 플로우(Wispr Flow)라는 음성 인식 앱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아쿠아 보이스(Aqua Voice)와 윌로우(Willow) 같은 초기 경쟁업체에 이어 토크테스틱(TalkTastic), 타이프리스(Typeless), 슈퍼위스퍼(Superwhisper)와 같은 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0일
월스트리트 저널
은 벌써 이런 음성 기능으로 인해 사람들이 스트레스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몰리 암크라우트 뮐러라는 시애틀의 AI 스타트업 CEO는 밤중에 어린아이를 재우고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정리한다고 합니다. 그는 최근 위스퍼 플로우에 빠져있는데, 이 앱은 '클로드 코드'나 '코덱스'와 같은 코딩 도구를 사용하는 도중 의식의 흐름대로 떠오른 생각을 몇초 만에 일관성 있고 활용 가능한 텍스트로 바꿔줘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으로부터 "밤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사무실에 남아서 하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AI 음성 기능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장소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것이 얼마나 민망하고, 또 다른 사람의 속삭임을 듣는 것이 얼마나 거슬리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실리콘 밸리에서도 한때 평온했던 공간들이 점점 소음으로 차고 있다고 합니다. 한 벤처 투자자는 최근 AI 스타트업을 방문하는 것은 마치 콜센터에 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모든 사람이 AI와 대화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신용카드 스타트업 램프(Ramp)의 엔지니어들은 게임용 헤드셋을 착용하고 책상에 앉아 AI 비서와 큰 소리로 대화합니다. 인사 관리 회사 구스토(Gusto)의 공동 창립자인 에드워드 킴은 직원들에게 음성 인식 기술을 사용해 보도록 권장하며, 미래의 사무실은 "영업 현장과 더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항상 컴퓨터랑 대화를 한다"라며 "정말 필요할 때만 키보드를 사용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집에서는 마치 토니 스타크가 자비스와 대화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으나, "하지만 사무실에서는 조금 어색하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공공장소에서는 통화할 때도 주위를 의식해 목소리를 낮추려고 애씁니다. 또 자신이 AI 챗봇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옆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사람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점은 AI 음성 비서의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에는 목소리가 아니라, 사람의 입 모양만으로도 AI가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는 기술이 보편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애플은 지난 1월
큐닷AI(Q.ai)
라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을 인수했습니다. 이 회사는 속삭임 수준의 음성을 인식하고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무언어(silent speech)’를 해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거래 금액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16억~20억달러(약 2조3500억~2조9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애플이 2014년 비츠(Beats)를 3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수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입 모양 인식 외에도 소리 누출을 최소화하는 '지향성 오디오'나 아주 작은 진동만으로 목소리를 포착하는 ‘골전도 센서’의 고도화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음을 내지 않고도 AI와 소통하려는 하드웨어 경쟁이 웨어러블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키보드와 터치 중심이던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음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기계와 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어색하게 느끼고 있으며, 이 불편을 해결하는 곳이 차세대 AI 플랫폼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AI는 점점 사람처럼 말하게 됐지만, 음성 AI 시대의 진짜 과제는 '얼마나 조용하게 소통할 수 있느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어 주말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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