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항공유 511센트 돌파, 역대 최초 최고치
33단계 초과분은 미반영…고스란히 항공사 손실로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2005년 유류할증료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최고 단계인 33단계까지 오르며 항공·여행시장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윗 단계가 더 설정돼 있었다면 37단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1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현행 1~33단계 체계에서 최고 단계인 33단계(갤런당 470센트 이상)에 해당하며, 전월(18단계) 대비 15단계나 폭등한 수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거리에 따라 편도 기준 7만5,000원~56만4,000원, 8만5,400원~47만6,200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노선 항공권에 적용하면 왕복 약 112만원까지 유류할증료를 부담하는 셈이다.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최초로 최고 단계인 33단계를 기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유류할증료(Fuel Surcharge)는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른 항공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국내에는 2005년 당시 이라크 전쟁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항공사의 경영난을 방지하고, 기본 운임을 올리는 대신 유가 변동을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국제선에 처음 도입됐다. 현재의 거리 비례제는 2016년 노선별 형평성을 위해 개편된 체계다. 유류할증료는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1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부터 부과되며, 10센트 단위로 단계가 상향된다.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사실상 유류할증료 제도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평균 유가인 511.21센트를 현행 10센트 단위 부과 방식에 대입하면 사실상 37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는 33단계(갤런당 470센트~)를 최고 등급으로 멈춰 있어 항공사는 33단계와 37단계 사이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렇다고 항공사들이 당장 유류할증료 단계를 확장해달라고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33단계만으로도 장거리 노선 유류할증료가 왕복 100만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그 이상으로 단계를 확장하면 결국 항공권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고, 여행 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항공사들은 손실을 감내하며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거나, 유가 헤지(Hedge) 물량을 늘리는 등 자체적으로 방어하는 데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하지만 고유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난 21년간 유지되어 온 현 산정 방식이 과연 지속 가능한 체제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