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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년간 19명이 숨졌다…일그러진 ‘코리안 드림’

전남광주에서 최근 5년간 산업재해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가 19명에 달하고, 올해만 3명이 잇따라 산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19명이 숨졌다…일그러진 ‘코리안 드림’

5년간 19명이 숨졌다…일그러진 ‘코리안 드림’

고위험 업종 집중 배치…전남광주 외국인노동자 산재 사망 매년 반복

관리 권한·비자 체계 개편 부처간 이견…최종 로드맵도 석달째 ‘표류’

2026년 09월 16일(수) 20:10

/클립아트코리아

전남광주에서 최근 5년간 산업재해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가 19명에 달하고, 올해만 3명이 잇따라 산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언어 장벽과 짧은 현장 적응 기간에도 위험한 작업에 집중적으로 투입되면서 사망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헛바퀴만 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6월까지 내놓겠다던 외국인력 통합지원 대책을 석 달 넘게 내부 협의 중이고, 그 사이 별다른 개선 대책조차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나주·화순)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남광주에서 산재사고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는 모두 19명(광주 7명·전남 12명)이다.

각각 2022년 2명, 2023년 5명, 2024년 6명, 2025년 3명, 올해 1분기에만 광주 1명과 전남 2명 등 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외국인 노동자는 모두 369명으로 전남광주 사망자는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85명, 2024년 102명, 지난해 77명, 올해 1분기 20명이다.

외국인 노동자 사망사고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고위험 업종에 집중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194명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고 제조업이 105명으로 뒤를 이었다. 두 업종 사망자만 299명으로 전체의 81%에 달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떨어짐’이 14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끼임 56명, 깔림·뒤집힘 31명, 물체에 맞음 28명, 화재 27명, 부딪힘과 무너짐 각각 24명 등이었다.

산재와 인권침해를 막겠다던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30일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외국인력 도입부터 능력 개발, 노동조건 보호, 사업장 이동까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전체 이주노동자에 대한 통합적 관리·지원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고용·취업활동 개선 ▲권익침해 예방과 실질적 보호 강화 등 숙련인력 양성·산업안전·노동조건·주거환경 분야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우선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취업과 근로조건, 산업안전을 지원하고 부처 간 정보를 연계해 외국인 고용사업장에 대한 감독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위험한 근무환경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 노동자의 원활한 사업장 이동을 지원하고, 인권침해나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외국인 고용 제한도 강화하기로 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언어 장벽과 짧은 적응 기간에도 위험한 작업에 우선 배치되는 점, 산업안전교육이 한국어로만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점 등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로드맵 구상 당시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담·신고 체계를 강화하고 고용노동부가 외국인 취약사업장을 합동 점검하는 방식으로 권익침해를 예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노사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 6월까지 최종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당초 일정보다 석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최종안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계획했던 ‘외국인고용법’ 개정 절차도 멈춰 있는 상태다.

정부는 특히 계절근로자 등 일부 외국인력의 관리 권한과 비자(체류 자격) 체계 개편을 두고 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행 행정체계상 외국인력의 관리 주체는 체류자격과 종사 분야에 따라 달라진다. 비전문취업(E-9) 외국인력은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를 통해 도입과 고용을 관리하지만, 계절근로(E-8)는 법무부가 체류자격을 관리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농업·어업 분야별 정책을, 지방자치단체가 근로자 도입과 고용주 배정·현장 관리를 담당한다.

특정활동(E-7)은 법무부가 자격 심사와 체류 관리를 맡는 등 외국인력의 도입·고용·체류 업무가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다. 취업할 수 있는 외국인의 체류자격이 30여개 안팎에 이르고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 유학생 등 도입 유형도 10여개로 나뉘어 있다.

노동계에서는 각 정부 기관들이 관리 권한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느라 제도 개선 시점도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로드맵 추진위원이었던 문길주 전태일재단 이주노동자 인권사업단장은 “고용노동부가 외국인력 정책을 통합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무부가 기존 권한을 유지하려 하면서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복잡하게 나뉜 비자체계와 부처별 관리 권한부터 조속히 정리해야 숙련 노동자의 장기근속과 체류 지원을 비롯한 후속 정책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만큼 통합지원체계 구축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전체 비자체계를 총괄하고 있어 외국인력 통합지원 방안을 마련하려면 협의할 부분이 많다”며 “현재 세부적인 내용을 놓고 관계부처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협의를 마무리해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윤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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