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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6년만에 무공훈장 취소, 소준열·신우식 등 5·18 때 계엄군 핵심 지휘부 다수 포함

국방부가 자체 조사를 거쳐 무더기로 서훈 취소한 100여명 신군부 군인들<광주일보 5월 20일 1면> 중에는 1980년 당시 계엄군 핵심 지휘부로서 광주에 투입됐던 이들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46년만에 무공훈장 취소, 소준열·신우식 등 5·18 때 계엄군 핵심 지휘부 다수 포함

46년만에 무공훈장 취소, 소준열·신우식 등 5·18 때 계엄군 핵심 지휘부 다수 포함

[신군부 76명과 이유 보니]

도청 진압작전 변길남 3공수 대대장, 12·12 군사반란 가담자도

국방부 “심의절차 위반·거짓 공적 …불법·부당 서훈 지속 검증”

2026년 07월 21일(화) 21:10

1980년 5월 27일(추정)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진압한 소준열(오른쪽) 전남북 계엄분소장(소장)이 활짝 웃으며 전남도청에서 나오는 모습. 소 사령관 옆 철모를 쓴 이는 전두환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준병 제 20사단장이 유력하다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밝혔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국방부가 자체 조사를 거쳐 무더기로 서훈 취소한 100여명 신군부 군인들<광주일보 5월 20일 1면> 중에는 1980년 당시 계엄군 핵심 지휘부로서 광주에 투입됐던 이들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5·18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서훈 취소를 계기로 버젓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신군부 군인들의 안장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1일 국방부가 공개한 ‘12·12 및 5·18 관련 불법 부당 무공 훈·포장 서훈 취소자 명단’을 보면, 서훈 취소 대상자 76명 중에는 ‘광주 진압군 핵심 지휘부’에 속했던 군 간부 9명이 포함됐다.

5·18 당시 전남북 계엄분소장이자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사령관이었던 소준열 중장(5·18 당시 소장)은 충무 무공훈장을 박탈당했다. 소준열은 진종채 제2군사령관으로부터 ‘상무충정작전’ 지침을 직접 전달받아 1980년 5월 27일 도청 진압 작전을 수행했다. 소준열은 5·18 직후 촬영된 영상에서 시위를 진압한 뒤 신군부 주요 인사들과 만나며 만연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 현장에 투입돼 직접 총칼을 휘둘렀던 이들도 다수 포함됐다. 국방부는 광주 시위 진압에 제일 먼저 투입돼 전남대·조선대 등지에서 학생들을 체포·연행하고 외곽 봉쇄 작전 중 시내버스 등지에 무자비하게 총격을 가한 제7공수여단장 신우식 준장의 화랑 무공훈장 서훈을 박탈했다.

또 광주 외곽을 봉쇄하면서 길목을 오가는 시민들을 유혈진압한 제20사단 60연대장 정수화 대령, 61연대장 김동진 대령, 62연대장 이병년 대령의 충무 무공훈장도 서훈 취소됐다.

5월 27일 도청 진압 작전을 실행한 제3공수여단 13대대장 변길남 중령, 지난 2023년 사망 직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광주시민은 폭도가 아니다” 유언을 남긴 제3공수여단 12대대장 김완배 중령 등의 인헌 무공훈장 서훈도 박탈됐다.

신군부 핵심 지휘부로서 5·18 학살에 가담한 전교사 부사령관 김기석(충무 무공훈장) 소장, 작전교육참모부 차장 이상훈(화랑 무공훈장) 소장 등도 서훈이 박탈됐다. 이상훈은 노태우 재임 시절 1988년 제27대 국방부 장관을 지냈던 인물이다.

서훈 박탈 대상자 중에는 12·12 군사반란 가담자들도 다수 포함됐다. 하나회 소속으로 정승화 당시 계엄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 체포 작전을 주도했던 육군범죄수사단장 우경윤 준장이 대표적이다. 또 최석립 대령, 김종곤 전 해군참모총장과 윤자중 전 공군참모총장 등도 서훈이 박탈됐다.

다만 ‘광주학살 5적’(전두환·노태우·정호용·박준병·이희성) 중 한 명인 박준병 제20보병사단장이 받은 보국훈장은 서훈 취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준병은 도청 진압 작전으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은 뒤, 1982년에 보국훈장 국선장도 추가로 받았다. 국방부는 이 보국훈장에 대한 세부적인 공적 기록을 찾지 못해 서훈 취소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18 관계자들은 “이번 서훈 취소로 5·18 진압과 12·12 가담자들의 국립현충원 안장 자격 유지 여부를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수의 신군부 군인들이 내란에 가담하고 시민 학살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그동안 서훈을 이유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는 점에서다.

현충원 내에는 소준열, 박준병을 비롯해 5·18 진압 작전에 깊게 관여한 진종채 제2군사령관 등의 묘가 남아있다. 12·12 군사반란 ‘간판 5인방’으로 꼽히는 유학성 제3군사령관과 정동호 대통령 경호실장 직무대리, 정도영 보안처장, 김윤호 제1군단장 등도 현충원에 묻혀 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이들에 대한 서훈 취소는 마땅한 조치다. 늦었지만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아직도 5·18 당시 훈·포장을 받은 인물들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추가 조사와 조속한 서훈 취소가 필요하다. 훈장을 근거로 현충원에 안장된 인물들의 자격도 개별적으로 재검토해 보훈부가 조속히 이장 조치해야 한다. 재단도 관심을 갖고 관련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2·12 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업무 관련자에게 서훈된 무공훈·포장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불법·부당하게 수여된 서훈 사례를 지속적으로 검증해 거짓 공적이나 절차상 하자가 확인될 경우 예외 없이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반헌법적 행위와 간첩 조작 사건 등에 연루된 167명에게 수여된 정부포상 198건을 취소했다. 취소 대상은 국방부 소관 76건, 경찰청 소관 36건, 국정원 소관 86건이다.

/윤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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