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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청사 균형' 선언에도…주청사 논란 커지는 이유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3개 청사 균형 운영 구상을 공식화했지만, 어느 청사가 ‘주청사’냐를 놓고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광주광역시청사·전라남도청사·전라남도동부청사. /광주시·전남도 제공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3개 청사 균형 운영 구상을 공식화했지만, 어느 청사가 ‘주청사’냐를 놓고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민 당선인 측 양은숙 대변인은 22일 나주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동부(순천)·무안·광주 3개 청사 균형 운영 방안을 공개했다.

법적 주소지는 동부청사에, 시민주권 기능은 무안청사에, 정무·조정 기능은 광주청사에 각각 배치하는 방향이다.

양 대변인은 "세 곳 모두가 실질적인 주청사라는 것이 당선인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식 브리핑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민 당선인의 3청사 구상이 공개된 이튿날인 18일 서부권 7개 시군 당선인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일었고, 전남 동·서부 국회의원들까지 SNS를 통해 입장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지역 간 대립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주청사 가르는 네 가지 요건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주청사 논란이 가시지 않는 근본 원인은 시·도민이 특정 청사를 주청사로 ‘인식’하게 만드는 조건들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크게 그 조건은 ▲법적 주소지 지정 ▲부시장 배치 수 ▲시장의 실질 근무 비중 ▲예산·기획 등 핵심 부서 소재지 등으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이번 브리핑으로 두 가지 조건의 방향은 감지됐지만, 나머지 두 가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첫 번째 조건은 법적 주사무소 소재지다.

공문·고지서 등 각종 법적 문건이 오가는 공식 주소로, 지방자치단체의 법률관계 기준점이 된다.

행정안전부는 앞서 지방자치법 제9조를 근거로 주사무소는 1개 소재지만 인정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고, 인수위는 이번 브리핑에서 동부청사(순천)를 그 주소지로 하는 방향을 공식화했다.

다만 법적 주소지가 곧 행정 권력의 중심을 의미하진 않는다. 조례로 확정돼야 하는 사안인 데다, 실질적 기능 없이 주소만 두는 형태에 그칠 경우 동부 지역민의 불만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두 번째 조건은 부시장 배치 수다.

차관급 부시장이 어느 청사에 몇 명이나 있느냐는 해당 청사의 행정적 무게를 가늠하는 직접적 지표다.

인수위는 무안청사에 2명, 동부청사와 광주청사에 각 1명씩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안청사가 수적으로 앞서지만 실질 권한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시장 2명이 배치되더라도 핵심 전략 기능 없이 기존 전남도청 행정 업무에 머문다면 사실상 집행 기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위 내부에서도 무안청사의 ‘시민주권’ 기능이 섬·농촌 등 서부권 소외 우려를 반영한 논의 과정에서 나온 개념인 만큼, 실질적 권한 배분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일선 민원 처리에 머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세 번째 조건은 시장이 공식 업무일 중 어느 청사에서 더 많은 공식 업무를 수행하느냐다.

결재·회의·대외 일정이 집중되는 청사가 자연스럽게 권력의 중심으로 인식되는 것은 행정의 관행이자 현실이다. 민 당선인은 3개 청사를 순회하며 현장에서 직접 결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청사별 근무 비율은 제시하지 않았다. 출범 후 실제 일정이 어느 청사에 쏠리느냐에 따라 주청사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조건은 예산·기획·인사 등 핵심 행정 부서의 소재지다.

인수위는 광주청사에 조정·정무 기능을 두는 구상을 제시했지만, 세부 부서까지 포함하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광주의 경우 5개 자치구 광역행정을 담아야 할 영역이 있는 데다 특별시 전체 기획·예산·조직 기능을 함께 놓는 구상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려면 시장 비서실과 기획조정실 등 핵심 전략 부서가 함께 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광주청사가 주청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다만 아직 구상 단계로 인수위 논의와 의회 동의 등 확정까지 절차가 남아 있으며, 민 당선인 역시 "3~6개월 순환 근무를 하면서 회계·조직·인사·기획 부서를 어디에 둘지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혀 이 조건은 사실상 출범 이후로 넘겨진 상태다.

양은숙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대변인이 22일 전남 나주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청사별 역할에 대한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전환기획위 제공

◇의회 위치도 셈법에

여기에 더해 의회 위치도 주청사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입법 기능을 담당하는 의회가 어느 권역에 자리 잡느냐에 따라 해당 청사가 행정·의정의 중심지로 함께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통합특별시의회 첫 본회의는 무안에서 여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어 무안청사에 또 하나의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민 당선인은 의회 본회의가 무안에서 열릴 경우 첫 출근도 무안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의회 소재지가 주청사 인식을 굳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상임위 분산 배치 등 의회 운영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의회 소재지가 주청사 인식에 미치는 영향도 결국 출범 이후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당선인이 이번 구상을 강하게 던진 것은 인수위 논의를 활성화하고 시의회·시도민들도 적극적으로 고민해 주길 바라는 의도"라고 전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브리핑을 통해 진화에 나선 것은 맞지만, 결국 핵심 부서 배치와 시장 근무 비중이 드러나는 순간 다른 지역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주청사 논란은 출범 이후에도 통합시정의 발목을 잡을 뇌관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빈 기자 ksb@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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