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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대 메가’ 사업 규모 불확실한데…발전 계획부터 세운 정부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2040년까지의 전망에 반영하면서 기업들이 제시한 사업계획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상당수 사업은 고객사가 확정되지 않아 사업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주민 수용성이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3대 메가’ 사업 규모 불확실한데…발전 계획부터 세운 정부

‘지역 선정’ 기준 대형 원전 5~6기 규모 등 전력수요 전기본 선반영

상당수 데이터센터 사업 고객사·자금 확보 미정…주민 반발도 변수

설비 과잉 투자 우려 속 “사업 실현 가능성 면밀히 검증해야” 지적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2040년까지의 전망에 반영하면서 기업들이 제시한 사업계획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상당수 사업은 고객사가 확정되지 않아 사업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주민 수용성이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전력수요를 선제적으로 반영할 경우 원전·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설비의 과잉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31일 데이터센터 업계에 따르면 3대 메가프로젝트의 AI 데이터센터 사업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고객사, 자금조달 계획, 사업 방식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를 지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A기업 관계자는 “상대 빅테크와 구두로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데이터센터 규모도 최종적으로 정해졌다고 보기 어렵고, 자금조달 계획 역시 미정”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밝힌 B기업 관계자도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빅테크에 임대하거나 GPUaaS(GPU as a Service)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각각의 비중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임대 방식의 경우 상당수 기업과 계약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전체 자금조달은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고객사와의 계약은 물론 사업 방식과 자금조달 구조도 아직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고객사 미정’은 사업 규모와 추진 속도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다. 최근 B기업의 실적발표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빅테크 등 고객사의) 충분한 수요에 기반했는가, 시장에서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B기업은 ‘선 고객 확보 후 구축’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실제 고객과의 계약을 토대로 사업 규모를 정해 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도 외부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와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가 적용한 ‘전력수요 반영’ 기준만으로는 이 같은 사업 불확실성을 충분히 걸러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기본 수립 총괄위 위원인 최용옥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지역이 선정된 데이터센터 사업의 경우 구체성을 증빙하는 것으로 보고 수요 전망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A·B기업은 건설 지역을 정하고 부지 계약을 마쳤더라도 고객사 확보나 자금조달에 따라 실제 사업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역 선정’을 기준으로 전기본에 반영되는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은 기업이 제시한 20.8GW 가운데 10.8GW다. 총괄위가 이를 토대로 데이터센터 부문의 2040년 기준 최대 전력을 재산정한 결과 당초 전망보다 7.9GW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환산하면 대형 표준원전(1.4GW) 5~6기 규모다. 다만 이 수요를 어떤 발전원으로 충당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사업의 규모, 추진 속도를 좌우할 변수는 또 있다. 지역주민의 수용성이다. 경기 안양시 호계동에서는 수년간의 주민 반대 끝에 2023년 사업자가 계획을 철회했다. 김포시 구래동에서도 주민 반발로 착공이 4년여 지연됐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지역 선정은 여러 단계 중 가장 초기 단계라 그것으로 수요를 판단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최소한 전력이용 계획 신청 여부를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11차 전기본은 기업이 한국전력에 전기사용을 정식으로 신청하고 공급 가능 결정을 받은 사업만 중기 전력수요에 반영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도 이 방식은 합리적이라고 평가됐다.

윤지로 기후대응 비영리 미디어단체 클리프(CLIF) 대표 역시 “미국 텍사스와 호주, 영국 등 해외에선 사업 진행 단계나 금융조달, 투자 확약 등을 따져 ‘진성 수요’를 가려낸다”며 “한국도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더 면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세를 감안하면 발표된 사업계획이 대폭 축소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B기업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은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고 있고 계약 상대방과의 비밀유지 의무 등으로 내용을 모두 공개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며 “데이터센터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규제 개선 논의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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