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허운연 기자] 2월 산업생산과 투자가 큰 폭 증가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강해진 모습이나, 중동 사태가 발발하면서 3월부터는 관련 지표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2026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전산업생산은 공공행정(-4.6%)에서 줄었으나 광공업(5.4%), 서비스업(0.5%), 건설업(19.5%)에서 모두 늘면서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증가폭도 2020년 6월(2.9%)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대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광공업생산은 전자부품(-7.0%) 등에서 줄었으나 반도체(28.2%), 비금속광물(15.3%) 등에서 늘어 전월에 비해 5.4%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이 크게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전달에는 반도체 생산이 일시 조정을 받으면서 광공업생산이 감소했다.
또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3.4% 늘었다. 전자부품, 1차금속 등에서 감소했지만 반도체, 전기장비 등에서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4%로 3.6%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정보통신(-5.7%) 등에서 줄었지만 도소매(2.7%), 전문·과학·기술(3.3%)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도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이외 공공행정(-4.6%)은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고, 건설업(19.5%)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두 달 연속 증가했던 소비는 보합세에 그쳤다. 2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5.4%),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5%) 등에서 줄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6%)에서 늘었다. 2월 소비 보합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2년 11개월만에 최대폭 증가(2.9%)했던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2월에도 보합을 기록해 소비회복 모멘텀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는 두 달째 증가했다. 2월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40.4%)와 전기기기 및 장치 등 기계류(3.8%)에서 모두 늘어 전월 대비 13.5% 증가했다.
건설기성(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액)의 경우 건축(17.1%)과 토목(25.7%) 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에 비해 19.5% 증가했다.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 중 99.8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8로 0.5포인트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제1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한편 중동 사태에 따른 산업지표 악영향은 3월 통계부터 서서히 나타날 전망이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소비·기업 심리 둔화 등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졌다. 3월 조사한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에서 내달 전망지수는 93.1로 4.5포인트 급락했다.이들은 원자재 가격상승을 가장 우려하고 있었다.
이미 우리나라가 중동 사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경고도 나온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6일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1.7%로 제시했다. 12월 대비 0.4%포인트 하향 조정하며 "한국 등 중동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일부 아시아 국가의 경우 전쟁 장기화시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생산 활동에 부담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G20 국가 중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영국(-0.5%포인트), 유로존(-0.4%포인트) 등과 함께 성장 전망이 크게 하향됐다.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7%로 0.9%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경기 악화 우려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해 정부가 마련한 추경안을 심의·의결한다.
이번 추경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를 활용해 25조원 규모로 마련될 예정이다.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된다. 최고가격 도입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취약계층 지역화폐 지급,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금 사업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도 추경 통과에 합의했다. 전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는 국회서 회동을 가진 뒤 “내달 10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을 처리한다”며 공동 발표했다.
여야 합의에 따르면 내달 2일에는 추경 관련 시정연설을 진행하고, 3·6·13일에는 대정부 질문을 실시하며, 7일과 8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와 부별 심사가 진행된다. 이후 10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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