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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1조원 몰리는 '충청권 AI 데이터센터'…첨단산업 새판 짤까

충남과 세종 등 충청권 곳곳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잇따르면서 21조 원에 육박하는 대형 투자가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세종 데이터센터를 글로벌 AI 인프라 거점으로 확대하면서 충청권이 국내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입지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충남 13곳·세종 2곳 추진…전력 수요 1340㎿

네이버 '각 세종' 글로벌 AI 거점…충남 입지 1위

"전력·용수 난개발 중단하라"…환경단체 반발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세종' 전경. 네이버 제공

충남과 세종 등 충청권 곳곳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잇따르면서 21조 원에 육박하는 대형 투자가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세종 데이터센터를 글로벌 AI 인프라 거점으로 확대하면서 충청권이 국내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입지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다만 첨단산업 기반 확충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기대 이면에는 막대한 전력·용수 수요에 따른 지역 전력망과 생태계 부담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화려한 투자 유치 뒤에 숨은 전력 수급 대책은 물론, 대규모 투자가 실제 지역 산업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밀한 검증도 요구된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세종' 내부 전경. 네이버 제공

◇ 충남·세종에 몰리는 21조원…전력 수요만 원전 1기 맞먹어

충남에서는 5개 시·군에 걸쳐 13개 데이터센터 사업이 추진 중이다. 부지 면적은 55만4292㎡, 투자 규모는 12조1305억원이며 계획 전력 수요는 880.2㎿다. 지역별로 아산 4곳, 천안 3곳, 당진 3곳, 홍성 2곳, 보령 1곳이다. 공사 완료 1곳, 건축허가 완료 8곳, 업무협약(MOU) 체결 4곳으로 집계됐다.

전력 수요가 가장 큰 지역은 당진이다. 송산2일반산단 사업(4만3188㎡·2조745억원) 한 곳에만 200㎿가 필요하다. 석문산단(80㎿)과 송산2산단 추가 사업(100㎿)까지 합치면 당진의 전력 수요는 380㎿로, 충남 전체 계획량의 약 43%에 달한다.

세종에서도 민간 자본을 중심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조성이 잇따르고 있다. SK증권·메테우스자산운용·시드에이치 컨소시엄은 2029년까지 7조원을 투입해 360㎿ 규모의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액티스코리아도 1조8000억원을 투자해 100㎿급 센터를 세우기로 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사업의 투자액은 8조8000억원, 전력 수요는 460㎿다.

충남 15개 시군의 권역형 AI 데이터센터 허브 전략. 충남연구원 제공

◇ 네이버 '각 세종', 글로벌 AI 거점 도약…충남, "입지 경쟁력 전국 1위"

기존 인프라의 확장세도 매섭다.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 부지의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초기 건설 투자액만 6500억원에 달한다. 6단계 구축이 끝나면 최대 60만 대의 서버와 65EB(엑사바이트)의 저장 용량, 270㎿의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

네이버는 최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0억달러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협력에 나섰다. 첫 거점은 각 세종으로, 이를 발판 삼아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유럽과 중동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충남연구원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은 전력 공급, 통신·수요, 냉각·용수, 산업 인프라, 교통 접근성 등을 종합한 입지 경쟁력 평가에서 85점을 받아 전국 16개 시·도 중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접근성과 기존 전력 계통의 여유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건설 단계의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데이터센터 건설비는 ㎿당 약 300억원으로 추산된다. IT 인프라가 65%, 기계·전기 설비 20%, 건축공사 10%를 차지하는 등 연관 산업으로 투자 효과가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AI 데이터센터 유치 중단과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 제공

◇ "전력·용수 난개발 중단하라"…환경단체 반발도

그러나 지역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충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8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AI 데이터센터 유치 중단과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가 24시간 가동되며 막대한 전력과 냉각용수를 소비하지만, 고용 창출 등 지역에 돌아오는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철강·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밀집한 충남에서 대규모 전력 추가 투입은 전력망 부담을 키우고 탄소중립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전력망 불안정과 용수 부족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신규 인허가를 제한하는 사례도 있다"며 "환경영향평가나 전력 수급 대책 없이 유치부터 앞세우는 지자체 간 경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결국 관건은 '투자의 질'이다. 대규모 투자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전력 계통 부담과 용수 공급 문제, 온실가스 배출 등 부작용이 지역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유치가 단발성 건설 투자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역 IT 기업과의 협력, 양질의 일자리 창출, AI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져야 한다. 전력 계통 여유와 안정적인 용수 공급, 재생에너지 조달 방안도 사업 초기부터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력·용수 대책과 지역 상생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충청권 첨단산업 기반을 넓히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우석 기자 wooskw@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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