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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세기 페미니즘의 대모’ 글로리아 스타이넘 별세…향년 92

미국의 여성인권운동가이자 언론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2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92.

‘20세기 페미니즘의 대모’ 글로리아 스타이넘 별세…향년 92

미국 여성인권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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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성인권운동가이자 언론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2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92.

스타이넘 재단은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타이넘이 미국 뉴욕시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20세기 페미니즘의 대모’로 불리는 스타이넘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페미니즘 운동을 이끈 아이콘이자 저명한 언론인이다.

스타이넘은 1934년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에서 태어나 동부 지역의 스미스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졸업한 뒤 잡지사에서 일하며 언론인으로 경력을 쌓아오다가 1963년 뉴욕 플레이보이 클럽에 위장 취업해 클럽 내 착취와 성차별 실태를 고발한 기사로 주목받았다. 그는 1969년 워싱턴 스퀘어의 한 교회에서 임신중지를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페미니즘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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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넘은 1971년 전미여성정치연맹(Women’s Action Alliance)을 설립하고 1972년 여성에 의해, 여성을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페미니스트 잡지 ‘미즈’(Ms.)를 창간했다. 이 잡지는 여성을 결혼 여부에 따라 ‘미시즈’(Mrs)와 ‘미스’(Miss)로 나눠 부르지 말고 ‘미즈’로 통일하자는 주장을 널리 알리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가정폭력 문제와 직장 내 성 불평등, 여성의 재생산권과 성소수자(LGBTQ) 인권에 이르기까지 페미니즘과 연관된 폭넓은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활동해왔다. 미국 엔비시(NBC) 방송은 스타이넘에 대해 “여성의 권리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라며 “여성들은 남성의 서명 없이 신용카드를 신청할 수 있게 됐고,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됐으며,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임신중지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스타이넘은 1970년대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받기 위한 운동에 매진했다. 미즈 창간호에서부터 ‘우리는 임신중지를 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1년 뒤인 1973년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미 연방대법원에서 나왔다. 스타이넘이 함께했던 페미니즘의 승리는 반세기 뒤인 2022년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스타이넘은 “여성과 남성이 자기 몸에 대한 결정을 내릴 권리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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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넘은 한반도 평화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2015년에는 여성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를 횡단하는 프로젝트를 꾸리고 위민크로스디엠제트(WCD)의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2015년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한 공간에 있지 않다면 진정한 공감을 이룰 수 없다”며 “우리는 오감을 통해 직접 현장에 있어야만 한다”고 했다.

그는 2011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고 2019년에도 한반도 평화·종전 촉구를 위해 방한했다. 2019년 방한 당시엔 한국의 젊은 페미니스트들과 만나 “여성은 상대방을 포용하는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평화를 이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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