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2027년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다”더니…한은, ‘반도체 고점론’에 달라진 판단

반도체 경기가 이미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는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에 대해 한국은행이 사실상 반박 입장을 내놨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2027년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다”더니…한은, ‘반도체 고점론’에 달라진 판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연합뉴스

반도체 경기가 이미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는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에 대해 한국은행이 사실상 반박 입장을 내놨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에 따르면 한은은 현재 반도체 시장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AI 인프라 투자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비해 공급 확대 속도는 더디다”는 설명이다.

이번 반도체 상승 국면은 과거와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은 수요 측면에서 “이번 확장기는 AI 확산에 따른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경쟁적 투자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확장기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이나 PC 등 특정 제품 수요에 따라 반도체 경기가 등락을 반복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면서 구조적인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생산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점도 반도체 호황을 지탱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고성능 제품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제품 양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주문형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공급 확대 속도가 제약된다”고 평가했다.

HBM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는 범용 제품보다 공정 난도가 높고 고객사별 요구에 맞춰 생산해야 해 단기간에 공급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수요 확대와 공급 제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상당 기간 확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결론 내렸다.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현재 반도체 경기는 데이터센터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호조로 과거 확장세를 훨씬 뛰어넘는 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판단한 이번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은 2023년 3월 시작돼 현재까지 4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나타난 다섯 차례 반도체 확장기의 평균 지속 기간인 29개월을 이미 11개월 넘어선 것이다.

통상적인 경기 주기만 놓고 보면 고점 우려가 나올 수 있지만, AI 투자라는 구조적 변화와 공급 제약을 고려하면 과거 사이클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을 근거로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은은 “AI 기술 확산 속도와 범위, 수익성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IB들은 대체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내년까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는 반도체 경기 상승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보다 기간을 더 길게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조사국장이던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반도체 사이클이 내년(2026년)까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2027년까지 갈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임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AI 산업의 과열 가능성과 관련해 “AI 산업에서 누가 승자가 되더라도 반도체는 써야 한다”며 “관련 산업이 적어도 1년 시계에서 전망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은의 전망이 한층 긍정적으로 바뀐 배경에는 예상을 웃도는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지난 4월 171.4%, 5월 167.7%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월간 전체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6월에는 반도체 수출 증가 폭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함께 향후 반도체 경기 전망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투자 말고 미국 공장 지으라고?” 미국에 정면 압박 받는 삼전닉스

“한국 투자 말고 미국 공장 지으라고?” 미국에 정면 압박 받는 삼전닉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