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심 금융의 한계…"산업으로 자금 돌려야 성장 가능"
정희수 소장 "속도보다 선별"…심사 역량·리스크 관리가 성패 좌우
벤처·민간·지역까지…금융 시스템 전면 재설계 요구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이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6차 금융포럼에서 생산적 금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이 주최한 제26차 포럼은 '한국금융 대전환을 연다 -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주제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폴리뉴스(대표 김능구)와 상생과통일포럼(공동대표 박지원·주호영)이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026 금융 3대 대전환'을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가운데, 정 소장을 비롯해 정은정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금융이 금융 안에서 돈 돌리면 산업은 못 큰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은 2026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6차 금융포럼에서 생산적 금융의 본질을 '돈의 흐름 전환'으로 규정했다.
정 소장은 "지금까지 금융은 금융시장 내부에서 자금이 순환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었다"며 "이 구조로는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은 기업의 생산과 투자, 연구개발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이 본래 역할"이라며 "이제는 금융 내부 순환이 아니라 산업 순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기업→생산→고용→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금융이 단순 중개 기능이 아니라 산업 성장의 촉진자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이 실물경제와 괴리되면 결국 불안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투자 대상부터 바꿔야…ABCDE 산업에 자금 배치해야"
정 소장은 생산적 금융의 출발점으로 '투자 대상 재정의'를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이나 금융업 중심 자금 운용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특히 미래 성장 산업 중심으로 자본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AI ▲바이오 ▲콘텐츠 ▲방산 ▲에너지 등 'ABCDE 산업'을 핵심 투자 영역으로 제시하며 "이들 산업은 장기 성장성이 높은 만큼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플랫폼 등 인프라 투자가 핵심이고, 바이오는 장기 임상과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콘텐츠는 IP 기반, 방산은 글로벌 경쟁력, 에너지는 전환 투자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산업은 담보 중심 금융으로는 지원이 어렵다"며 "기존 금융 방식으로는 산업 전환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속도보다 선별"…무분별 투자에 강한 경고
정 소장은 생산적 금융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선별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얼마나 빨리 집행하느냐보다 어떤 기업에 투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작위로 자금을 공급하면 3~5년 뒤 금융 리스크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옥석을 가려내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좋은 기업과 좋은 프로젝트를 선별하지 못하면 생산적 금융은 오히려 부실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결국 금융기관의 심사 역량이 핵심"이라며 "자금 공급보다 선별 기능이 더 중요해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재적소에 자금이 들어가야 효과가 나는 것"이라며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 중심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R&D 기반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며 "금융과 산업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무 중심 평가로는 한계…기술·성장성 봐야 한다"
정 소장은 금융 평가 체계의 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 금융권은 재무제표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며 "이 방식으로는 기술 기업이나 초기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R&D 역량, 기술력, 성장 가능성을 함께 보는 평가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얼마나 안전한 기업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인가를 봐야 한다"며 평가 기준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소장은 "이를 위해서는 심사 인력 교육과 산업 이해도, 리스크 관리 능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벤처는 민간 중심으로…회수 시장 없으면 투자도 없다"
정 소장은 벤처 투자 구조 개편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현재 벤처 투자는 정책자금 비중이 높고 민간 자본 참여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간 중심 벤처 생태계로 전환해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투자 판단 기준도 재무 중심이 아니라 기술과 사업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만 있고 회수 시장이 없으면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없다"며 "엑시트 시장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투자→회수→재투자 구조가 만들어져야 자금이 계속 산업으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증권 함께 가야…투자 중심 금융 체계 필요"
금융 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도 정 소장은 협업 체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기존에는 은행 중심 대출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투자 중심 금융 체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과 증권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산업별 맞춤 금융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AI나 에너지 같은 산업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공동 투자와 정보 공유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중복 투자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금융기관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도 자금이 가야 한다…보증 인프라 확대 필요"
정 소장은 생산적 금융이 지역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수도권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돼 있다"며 "지역 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보증과 기술보증 등 보증 인프라를 확대해 자금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담보가 부족한 중소 제조기업이나 R&D 중심 기업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지역 산업 특성에 맞는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규제는 풀되 리스크는 관리…균형이 핵심"
정 소장은 규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확대하려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리스크 관리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미래 산업에 대한 심사 역량이 부족하면 금융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생산적 금융은 단기 정책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변화인 만큼 감독과 관리 체계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적 금융은 정책이 아니라 구조 전환"
정 소장은 끝으로 생산적 금융의 본질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은 단순히 자금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금융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구조적 전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별 없는 투자 확대는 결국 리스크로 돌아온다"며 "심사 역량과 민간 참여, 회수 시장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금 규모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투자되느냐"라며 "돈의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산업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금융이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26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제26차 폴리뉴스 금융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정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장,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장(사회),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 [사진=폴리뉴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금융·경제 분야 전문가다. 한국금융연구원(KIF)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국내 금융산업과 금융·경제 연구를 수행, 이후 일본총합연구소(JRI)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며 해외 금융시장과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2004년 하나금융연구소(구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합류한 이후 금융산업팀장과 연구분석실장 등 주요 보직을 맡으며 금융시장 분석과 산업 연구를 담당해 왔다. 장기간 연구소 내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연구 경험을 쌓아왔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2024년 1월 제16대 하나금융연구소장에 취임했으며, 현재는 금융환경 변화와 산업 구조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26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26차 금융포럼 '한국금융 대전환을 연다 -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이 26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내빈들이 포럼 성공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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