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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 전문대 프레지던트 서밋 Prism ③] 동유럽 직업교육 현장에서 국내...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글로벌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은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조·헬스케어·금융 등 전 산업에서 AI 도입 속도가...

[2026 전문대 프레지던트 서밋 Prism ③] 동유럽 직업교육 현장에서 국내...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글로벌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은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조·헬스케어·금융 등 전 산업에서 AI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배터리·반도체·스마트팩토리 등 AI 연계 첨단 제조 분야를 앞세운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실무 인재를 길러내는 국내 직업교육에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현장 중심의 기술 인력, 그 공급 기반으로서 한국의 직업교육 체계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국내 기업들의 유럽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현지에서 통하는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럽, 그 중에서도 동유럽 주요국의 직업교육 현황과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 동향을 짚어보고, 해외 취업을 목표로 한 국내 직업교육 우수 사례를 살펴본다. 나아가 전문대학이 이 흐름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단순한 해외 취업 장려를 넘어 우리 직업교육이 AI 시대의 글로벌 산업 기준과 어떻게 접점을 넓혀갈 것인지 국제 협력의 방향과 시사점을 함께 모색한다. <편집자주>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AI가 산업 현장을 재편하고 있다. 제조·헬스케어·물류 등 전 산업에서 AI 도입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배터리·반도체·스마트팩토리 분야를 앞세운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을 아는, 일할 사람이 없다. 이 공백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이에 오는 4월 8일부터 18일까지 본지는 국내 전문대학 총장단과 ‘2026 UCN 프레지던트 서밋’의 일환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폴란드·체코 등 동유럽 4개국 5개 기관을 방문한다. 직업교육 선진 모델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협력 접점을 찾기 위함이다. 특히 총장단은 이번 서밋에서 유럽의 직업교육 역사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한국의 직업교육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지역 수요와 교육 정원의 연동 방식, 기업-대학-지자체 삼자 협력 구조, 현장실습과 채용 연계 프로세스, 국제협력과 취업 성과의 연결 고리 등에 주목한다는 방침이다.

최용섭 프레지던스 서밋 원장(본지 주필 겸 편집인)은 “이번 동유럽 직업교육 연수는 글로벌 혁신 직업교육 탐방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산업과 교육이 통합된 선진 모델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라며 “이번 방문은 산업이 주도하고 대학이 실행하는 직업교육 구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배우는 데 핵심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 원장은 “우리 전문대학 역시 현장중심 교육, 산학협력교육, 역량기반교육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 패러다임 전환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 연수는 한국 고등직업교육의 한계를 직시하고, 구조적 전환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궁극적으로 이번 방문은 직업교육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산업과 함께 설계하는 새로운 교육체제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헝가리·폴란드·체코 4개국 직업교육 기관 방문

= 이번 서밋에서 방문하는 5개 기관은 유럽 직업교육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고루 보여준다.

오스트리아 빈의 ‘FSW Educational Academy Center Vienna’은 공공 주도 직업교육의 전형이다. 빈 시 사회서비스 기금(FSW)이 운영하는 이 기관은 연간 14만 5천 명을 지원하며, 170여 개 파트너 기관과 함께 간호·돌봄 분야 인력을 양성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외국인 전문 인력의 자격 인정 절차(Nostrifikation)를 제도화했다는 점이다. 이민자·외국인 인력이 현지 노동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보완교육과 자격 절차를 표준화했다. 시 주도의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안정적 재원과 현장 연계를 동시에 보장하는 구조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오부다대학교(Óbuda University)는 응용연구 중심 공과대학의 모델이다. THE 세계대학 순위 601~800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 대학은 재학생 1만 3천 명 이상을 보유하며, 90% 이상의 졸업 후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 연구·혁신센터(EKIK) 산하에 로보틱스, 사이버-메디컬 등 응용연구 클러스터를 두고 학부생부터 박사 과정까지 산업 현장과 연계된 교육을 제공한다. 90개국, 160여 개 파트너와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주목된다.

체코의 슈코다 오토 유니버시티(Škoda Auto University)는 유럽 직업교육의 가장 급진적 모델이다. 2000년 자동차 기업 슈코다 오토가 직접 설립한 사립 고등교육기관으로, 학사과정에 5학기 의무 유급 인턴십이 포함된다. 소공장형 실습시설인 Educational Technical Centre에는 생산물류, 전기공학, 3D 프린팅, VR, 전기차·인더스트리 4.0 실험실이 통합 운영된다. 기업이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며, 커리큘럼이 곧 현장 문제 해결의 과정이 되는 구조다. 핀란드·오스트리아·독일과의 복수학위 운영으로 국제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브로츠와프 공과대학교(Wrocław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는 2025년 Perspektywy 랭킹 기준 폴란드 기술대학 4위로, 재학생 2만 789명에 14개 학부를 갖춘 대형 공과대학이다. Volvo, Nokia, Microsoft, IBM, LG 등 글로벌 기업과 광범위한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연간 1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이번 서밋에 참여하는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은 “유럽은 오래전부터 마이스터 제도와 도제식 교육으로 기술을 전수해 왔고, 그 장인정신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도 그 부분에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고, 현지 교육을 배워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서밋에 참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 현지화에 초점 맞춘 직업교육 간 협력 방안 모색

= 이번 방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다. 약 100헥타르 규모의 유럽 최대 EV 배터리 생산단지로, 브로츠와프 공과대학교(Wrocław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와 산학협력을 통해 Electromobility Lab 구축에 60만 PLN 상당의 장비와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 교육과 기업 인턴십을 연계한 인재 파이프라인이 이미 작동 중이다.

김 회장은 “유럽은 유럽에서 생산된 것을 넣은 제품을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 기업이 현지화를 해야 하는 구조”라며 “이에 과연 충분한 인력이 그 나라에 공급되고 있는지, 기술교육이 어느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전문대학들과 협력할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본지는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에서 진행된 ‘2026 ASU 프레지던트 서밋’을 통해 유사한 문제의식을 확인했다. ASU는 반도체·배터리 인력을 양성하지만 엔지니어 레벨이고, 테크니션 양성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국의 전문대학이 가진 ‘현장형 기술 인력 양성’ 강점이 미국 현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이라고 봤다. 그리고 이번 서밋에서도 이를 기반으로 협력의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협력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기업 연계형 해외 취업 모델이다. 국내 전문대학이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수요에 맞춰 인재를 양성하고 현지에 취업시키는 방식이다. 이 모델의 실제 사례는 연암공대 글로벌 인재 양성이 대표적이다. 연암공대는 국내에서 폴란드 공장 인력을 양성해 해외 취업으로까지 연계시키고 있다. 다만 이러한 모델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전문대학의 기술 인력 양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공동교육 모델이다. 국내 전문대학이 해외 교육기관과 공동으로 국제 통용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많은 대학들이 해외 유수 대학들과 공동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 대학들과도 공동교육 모델 추진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방침이다.

세 번째는 동유럽 인재 유치형 모델이다. 동유럽 학생을 한국 전문대학에 유치해 교육한 뒤 현지 기업에 취업시키거나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역방향 협력이다. 다만 외국 학생이 한국에 와서 2~3년 과정을 마치고 본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지, 기업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현황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유럽 직업교육과의 협력 방안, 지속가능하려면 제도적 토대 마련돼야”

= 한편, 김 회장은 유럽 직업교육 현장에서 도출한 협력 모델들이 지속가능하려면 제도적 토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직업교육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와도 맞물린다.

‘직업교육법’은 직업교육 기본계획 수립, 직업교육기관 역할 정립, 재정지원의 법적 근거이자 교육 품질 관리의 토대가 되는 기반 법률로, 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직업교육 관련 규정은 고등교육법,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평생교육법,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등 여러 법에 흩어져 있고, 직업교육을 가리키는 용어조차 ‘산업교육’, ‘직업능력개발훈련’, ‘직업교육훈련’ 등으로 통일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이에 일관된 정책 추진, 재정 확보 근거 미비 등 다양한 문제가 도출되고 있으며, 일반대학·전문대학·한국폴리텍대학 간 직업교육 기능이 중복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직업교육법 제정으로 전문대학의 역할과 기능을 정립하고, 직업교육 전문기관 인증을 바탕으로 재정지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해당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으나,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김 회장은 “직업교육이라는 것은 학령기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퇴직을 한 뒤 그 다음 삶을 위해서는 결국 직업교육이 필요하다. 유럽도 평생 직업교육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과거 항공모함, 상선을 만들던 미국 조선업이 기술을 홀대하다 일본, 한국, 중국으로 넘어간 사례가 있다. 한국 역시 제조업을 핵심인 나라이기 때문에 기술인 양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현재 국가 정책을 보면 전부 엘리트 정책이다. AI 인재도 들여다보면 다 우수 인력 중심이다. 기술인이 되겠다고 열심히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한 희망의 정책이 없다”며 “‘직업교육법’이라는 근간이 만들어져야 국가 정책도 거기 맞춰 지원이 된다. AI가 발전할수록 지식 노동보다는 육체적 기술 노동의 비중이 커진다. 물론 그마저도 앞으로는 피지컬 AI가 많이 대신하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기술교육과 직업교육의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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