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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6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100만 명이 바라본 불꽃, 한강의 생명은 괜찮았을까?

지난 9월 5일, 서울 여의도와 이촌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렸다. 약 100만 명이 찾은 가운데 오후 8시부터 9시 10분까지 약 70분 동안 불꽃이 이어졌다.

[2026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100만 명이 바라본 불꽃, 한강의 생명은 괜찮았을까?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서울세계불꽃축제의 소음과 강한 빛은 야생조류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한강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축제 전후 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사진=환경일보DB

[녹색기자단=환경일보] 박수민 학생기자 = 지난 9월 5일, 서울 여의도와 이촌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렸다. 약 100만 명이 찾은 가운데 오후 8시부터 9시 10분까지 약 70분 동안 불꽃이 이어졌다.

불꽃놀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본다. 가장 잘 보이는 자리를 찾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주변 사람들과 축제를 즐긴다. 그리고 불꽃놀이가 끝나면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한강은 다시 평소의 밤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날 밤 한강을 이용하고 있던 것은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강 주변의 식물과 곤충, 물고기뿐 아니라 다양한 새들도 한강을 살아가거나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몇 시간 동안의 축제였지만, 그곳에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는 평소와 다른 밤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본 화려한 불꽃은 한강의 생명들에게도 같은 의미였을까?

불꽃이 터지는 순간, 새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불꽃놀이가 야생동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갑작스러운 큰 소리와 강한 빛이다. 새들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자극이 발생하면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 연방 수산과학기술연구소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의 겨울 동안 도시 지역 조류의 새해 전야 불꽃놀이에 대한 반응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새해 전야 자정 시간에 새들의 비행 시간과 교란 행동이 불꽃놀이가 진행된 인근 지역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새들의 행동 변화는 불꽃놀이가 적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장 적게 나타났는데, 이는 불꽃놀이와 조류의 행동 변화 사이에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 연구 결과를 그대로 한강에 적용할 수는 없다. 연구 대상이 된 새의 종류와 서식 환경, 불꽃놀이의 규모와 주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불꽃놀이가 야생조류의 행동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축제가 열린 곳 가까이에 생태 공간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한강에서 더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강은 서울 시민에게 익숙한 생활 공간이다. 산책하고 자전거를 타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불꽃축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한강은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 공간이기도 하다. 강과 주변의 풀밭, 나무와 습지는 생물들에게 먹이를 찾거나 쉬어가는 공간이 된다.

특히 한강에는 밤섬과 같은 생태 공간도 있다. 밤섬은 서울 도심에 위치하면서도 자연성이 잘 보존된 곳으로, 2012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으며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처럼 서울에서는 사람의 생활 공간과 야생생물의 서식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한강이 어떤 생물에게는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공간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강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 때는 사람들이 얼마나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는가뿐 아니라, 주변 생물에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꽃놀이가 야생조류의 행동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환경일보DB

필요한 것은 추측보다 관찰이다

그렇다고 불꽃축제가 열렸다는 이유만으로 한강의 새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눈에 띄는 피해가 없었다고 해서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실제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꽃놀이 전후로 한강 주변의 새 종류와 개체 수를 조사하고, 새들이 평소 머물던 장소를 떠나는지, 불꽃놀이가 끝난 뒤 언제 돌아오는지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조사를 한 번이 아니라 매년 같은 방법으로 이어간다면 불꽃놀이가 야생조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불꽃축제를 앞두고 약 6,800명의 안전인력을 배치하고 행사장과 인근 지하철역, 한강 수상까지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이처럼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행사 전에 위험을 예상하고 대비한다.

그렇다면 생물에게 나타날 수 있는 변화도 미리 조사하고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축제 전후의 생물 변화를 꾸준히 기록한다면 실제로 어떤 생물이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행사 장소나 시간, 방식 등을 조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의 축제와 생물의 삶이 함께하려면

생물다양성을 지킨다는 것은 모든 인간의 활동을 멈추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문화를 즐기는 것과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반드시 서로 반대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용하는 공간에 다른 생명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는 것이다. 불꽃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축제를 없애는 것보다 먼저, 축제가 주변 생물에게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 그 영향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불꽃놀이 전후의 생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거나, 야생생물이 많이 이용하는 지역을 고려해 행사 방식을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람에게는 몇 시간 동안의 축제지만, 그 공간을 살아가는 생물에게는 그 시간이 삶의 일부일 수 있다.

우리는 불꽃이 터지는 순간 하늘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 순간 한강의 풀숲과 물가, 나무 사이에서는 다른 생명들의 삶도 계속되고 있다.

100만 명이 같은 하늘을 바라본 그 밤, 한강의 생명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그 답을 알아가는 것은 축제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즐기는 도시의 공간을 사람과 다른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첫 번째 관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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