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與 귀책지역은 무공천’
혁신당 요구에 사실상 선긋기
조국 출마지 고심 커진 혁신당
지선 범여권 연대 물건너가고
정치개혁 논의 합의점 못찾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전남 담양농협 본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전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재보궐이 실시되는 지역에는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조국혁신당의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정치적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합당까지 추진했던 양당의 균열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0일 전남 담양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요즘 설왕설래가 많은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전 지역에 출마한다”며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전 지역 공천을 원칙으로 하되 지방선거 공천이 마무리되면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보궐 공천을 모두 전략공천으로 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하고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경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전 지역 공천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조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평택을과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에 후보를 내지 말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최근에도 조 대표는 “문재인·이재명 대표 시절에는 자당 귀책 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후보를 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조 대표의 당선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조 대표의 출마 예상 지역으로는 부산, 울산, 경기 안산, 충남 아산, 전북 군산, 광주 광산, 경기 평택, 경기 하남 등이 거론된다. 다만 민주당 후보와 맞붙을 경우 표가 분산되기보다는 민주당 쪽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민주당의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조국혁신당 역시 조국혁신당의 길을 갈 것”이라며 “재보궐선거는 삼자 구도든 사자 구도든 감수하고 경쟁해 당선되겠다고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조국이 출마해야 그 지역의 국민의힘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곳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출마 예상지로 거론되는 부산 북갑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는 오히려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민주당·국민의힘과의 삼자 구도를 만드는 편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험지 출마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데다 한 전 대표, 민주당 후보와의 정면 승부를 통해 상징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부산 북갑 후보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영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합당을 시도했던 민주당이 ‘전 지역 공천’을 확정하면서 양당 간 균열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거 연대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합당 무산 이후 민주당은 ‘연대와 통합 추진 준비위원회’를,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 제로 연합 추진위원회’를 각각 설치했지만 양당 간 공식 회의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민주당이 사실상 연대에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유의미한 협력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개혁 논의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1소위 취소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보이콧 정치, 민주당의 파행 정치로 거대 양당이 합작해 정치 개혁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관례를 깨고 모든 상임위원장을 맡겠다는 민주당이 왜 정치 개혁 입법 앞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합의에 그토록 집착하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성향 5당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와 광역의회 선거에 대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담은 정치 개혁안을 이날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반대를 이유로 협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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