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커 최나리 기자] 강홍기 대표는 일본을 오가며 공구 기술을 배웠고, 1/1000 단위 공차를 맞추는 작업에 재미를 느끼며 어느새 이 일만 40년째 해오고 있다. 고객사의 납기 요청에 안 된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필요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약속을 지켰고, 지난 30년 동안 하루 평균 두세 시간 잠으로 버텨 왔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납기와 작업 환경이다.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좋은 공구도 소용이 없고, 작업장이 어지러우면 공구 품질도 낮아진다고 여긴다. 강홍기 대표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석진다이아몬드 강홍기 대표
공구를 배우게 된 시작
고향은 전남 영광군 안마도라는 시골 섬이다. 지금도 배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들어가야 하는 곳인데, 당시에는 네 시간 반이 걸렸다. 그렇게 먼 시골에서 올라왔을 때, 어느 회사에서 일본 연수를 보내준다고 했다. 일본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그 계기로 다이아몬드공구 일을 시작했다. 입사한 지 일주일 만에 일본에 갔다. 이후 십 년 동안 일본을 오가며 기술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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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 일을 파고들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우리가 가공하는 오차 범위는 거의 1/1000 단위인데, 일본에서 그런 작업을 배우다 보니 할수록 재미가 붙었다. 내가 이 정도 공차를 맞출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열일곱 살에 공구 일을 시작했고, 그 뒤로 거의 사십 년 동안 이 일만 해 왔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서른이 넘으면서, 그동안 배운 기술로 직접 사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으로 누나에게 돈을 빌려 기계 한 대를 샀다.
사업이 커질 거라고 처음부터 생각한 건 아니었다. 그저 기계 한 대로 일을 해 나가 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막 시작했을 무렵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 사기를 당해 신용불량자가 됐고, 은행 거래도 모두 막혔다. 그때 한 은행 지점장님을 알게 됐고, 그분이 보증을 서 주면서 통장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신용기술보증 대출을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장 대출까지 도와주셨다. 그분은 지금도 내게 큰 은인이다.
주요 비즈니스와 경쟁력
현재 만드는 공구는 자동차 쪽과 반도체 쪽으로 각각 50%씩 나간다. 기술력 자체는 다른 회사와 큰 차이가 없다. 공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내 장점이다.
많은 공장은 업체가 요청하면 별다른 고민 없이 그대로 만든다. 공구 성능에 대한 불만이 나오면, 많은 공장에서는 도면에 적힌 대로 만들었을 뿐이라며 문제가 생겨도 자기 책임은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다. 나는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 이 공구가 어떻게 쓰이는지부터 먼저 이해하고 공구를 만든다. 쓰는 포인트를 알면 그 점을 살려서 만든다. 그런 태도로 일하고 설명까지 해주다 보니 한 번 거래한 손님들은 거의 계속 유지된다.
고객관리 방법
중간 영업사원들이 나와 거래하러 온다. 나는 내가 아는 내용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이야기하며, 공구가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와 어떻게 써야 하는지까지 설명한다. 한 회사에 직원이 오래 다니는 경우는 드물다. 다른 회사로 옮기게 되는데, 그 직원이 새 회사에서도 다시 나를 찾는다. 그렇게 거래처가 하나씩 늘어났다.
대부분 사장은 거래처를 관리하고 영업을 다니지만, 나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밖으로 나갈 시간도 없고, 한번 자리를 비우면 일이 밀린다. 그래서 내가 찾아다니기보다 사람들이 공장으로 온다. 그때 공구를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실제 작업 방식도 함께 설명한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다 보여줘도 괜찮으냐고 묻는다. 하지만 오래 독점할 수 있는 공구도 없고, 영원한 거래처도 없다. 그래서 숨기기보다 모두 보여주는 쪽이 신뢰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작업현장
경영철학
제일 중요하게 보는 건 업체의 납기와 품질이다.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품질이 아무리 좋아도 업체에서는 쓰지 않는다. 공구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아도 업체가 급하면 그걸로 먼저 가공하고, 이후에 다시 좋은 공구를 요구한다. 열일곱 살에 일을 시작하면서 현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업체에서 급하다며 내일까지 해 달라고 하면 대부분은 안 된다고 말한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밤을 새워서라도 해낸다. 그렇게 일하다 보니 업체들과 신뢰가 쌓였고, 사업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체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밤 열한 시까지는 거의 매일 일한다.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못 할 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기 싫어서, 귀찮아서,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마음에서 이미 내려놓으면 그때는 끝이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작업 환경이다. 공구를 만드는 업종은 물을 쓰고 먼지가 많이 나다 보니 작업장이 지저분해지기 쉽다. 환경이 좋아야 공구도 제대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대청소한다. 주변이 정돈돼 있어야 좋은 공구가 나온다.
최근 업계 분위기나 변화에 관한 생각
원자재는 자체 조달보다 수입 비중이 크다. 그중에서도 중국산 원자재가 많다. 최근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좋지 않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
대기업은 자본력이 있어 몇 달 치에서 길게는 1년 치까지 재고를 확보해 둔다. 우리 같은 곳은 자금 여력이 부족해 많아야 두세 달 치이고, 매달 필요한 만큼만 들여오기도 한다. 최근처럼 가격 변동이 심할 때는 이미 오른 가격으로 원자재를 사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은 가격이 낮을 때 미리 사두고 그걸로 생산한다.
이렇게 자본을 앞세워 물량을 확보해 버리면 소규모 업체는 점점 버티기 힘들어진다. 원자재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가격 경쟁에서도 밀리게 된다.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에 바람
정책적으로 작은 회사들을 모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위주로 정책 자금이 집중되기보다, 소기업에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비 투자를 하고 싶어도 현실에서는 그 문턱이 높다.
앞으로의 계획
다이아몬드 업종은 공구 종류가 매우 많다. 모든 공구를 다 갖출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몇 가지 종류는 큰 건물 하나를 지어 층별로 모아두고 싶다. 같은 다이아몬드공구를 한 건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러려면 돈을 벌어서 장비 투자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앞으로 계속 투자할 것이고 그 계기로 더 먼 계획을 바라보고 싶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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