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컬 굿즈, 지역을 살린다] ① 용인특례시 조아용
용역 대신 직원 직접 스케치
정체성 지킨 철저한 관리의 힘
에버랜드·글로벌 협업 성과도
굿즈 수익, 취약계층 일자리로
현장서 ‘착한 선순환’ 확인도
조아용 in 용인시청점
전국 지자체마다 수백 개의 캐릭터가 하루가 머다 하고 쏟아지지만, 대중의 기억 속에 살아남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외주 제작된 후 단발성 이벤트에 소모되다 잊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용인특례시의 대표 마스코트 ‘조아용’은 독보적인 생명력과 상업적·사회적 성과를 동시에 거두며 대한민국 공공 캐릭터의 패러다임을 바꾼 모범 사례로 꼽힌다.
조아용의 성공 신화는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박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외부 공모나 비싼 외주 용역 대신, 부서 담당 직원이 직접 그린 스케치를 바탕으로 소셜캐릭터로 태어난 조아용은 용인(龍仁)이라는 지명 속 ‘용(龍)’에 친근한 감성을 더해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아용 변천사
◆현장에서 느낀 ‘조아용’의 매력
지난 7월 29일 찾아간 용인시 기흥구 ‘기흥역 조아용 in 스토어’.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역사 한쪽, 매장 입구부터 대문짝만하게 들어찬 조아용의 화사한 미소가 한눈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유리창 너머로 뿜어져 나오는 앙증맞은 용 캐릭터의 귀여움은 바쁜 일상에 치이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절로 멈춰 세우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이날 홀린 듯 스토어 안으로 들어선 경기도민 김도영(16) 양은 “원래 지하철을 타려던 길이었는데,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알록달록한 매장에 끌리듯 들어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 양은 “처음엔 용인시 캐릭터인 줄도 몰랐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굿즈 종류도 정말 다양하고 하나같이 귀엽다. 조만간 친구들과 다 함께 다시 찾아와 마음 먹고 구매를 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조아용의 가장 큰 무기는 이처럼 남녀노소 경계 없이 스며드는 독보적인 친숙함이다. 귀여운 외모에 반해 입덕(팬이 됨)한 시민들의 팬덤은 지역 곳곳에서 톡톡히 확인됐다.
조아용 in 기흥역점
또 다른 매장인 용인시청점을 찾은 시민 신혜진 씨 역시 조아용 굿즈를 기분 좋게 꼼지락거리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신 씨는 “예전엔 용인하면 다들 에버랜드만 떠올렸는데, 요즘은 귀여운 조아용을 먼저 떠올릴 정도라 용인시의 홍보나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정말 훌륭하다”며 “특히 시청점은 아기자기한 포토존과 조아용의 성장 역사를 한눈에 보도록 꾸며놓아 보는 재미와 사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엄지를 들어 올렸다. 이어 “실생활에 필요한 파우치나 볼펜을 살 때 이왕이면 귀여운 조아용 굿즈를 집어 들게 된다. 굿즈 신상품이 수시로 업데이트돼 시청에 올 때마다 들여다보는 게 소소한 즐거움”이라고 전했다.
매장 한쪽에 전시된 굿즈를 유심히 살피던 50대 양승옥씨도 거들었다. 양 씨는 “조아용의 가장 큰 매력은 나이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곁에 두고 소장하고 싶게 만드는 무해한 귀여움”이라며 “시청에 들를 일이 생기면 스토어를 찾아 꼭 이것저것 구경하고 필요한 것을 사 가곤 한다. 앞으로도 이 귀여운 정체성이 변치 않고 일관되게 유지되면서 더 예쁜 굿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조아용 in 수지구청점
◆철저한 브랜드 관리 핵심
수많은 캐릭터가 반짝 떴다 사라지는 동안 조아용이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브랜드 관리’에 있다. 용인시는 캐릭터의 원형 손상을 막기 위해 담당 부서에서 모든 캐릭터 활용을 총괄 관리한다. 눈 크기, 표정, 비율 등 디테일 하나까지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외부 승인 없는 임의 사용을 금지했다. 브랜드 정체성을 흔드는 무분별한 변형을 차단하고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 장수 브랜드의 토대가 됐다.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확보한 조아용은 공공 홍보용이라는 한계를 넘어 민간 시장으로 거침없이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2024년 용의 해를 맞아 삼성물산 에버랜드와 협약을 맺고 1년간 한시적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이마트·롯데몰 등 대형 유통 채널과 손잡고 팝업스토어를 열어 시민들과의 접점을 대폭 넓혔다.
대외적인 브랜드 인지도 역시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유니버설코리아의 영화 ‘쥬라기 월드’ 개봉 기념 내한 행사에 초청,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올해는 관세청이 주관한 서울 롯데면세점 ‘K-공공캐릭터 굿즈 팝업존’에 초정되기도 했다.
또 카카오톡 이모티콘 이벤트는 배포 시작 20분 만에 25만 개가 전량 소진되는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대답해용
하트조아용
◆굿즈 수익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지난 2016년 용인시 SNS 홍보를 위한 소셜캐릭터로 처음 탄생해 2019년 리뉴얼 이후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기 시작한 조아용은 2022년 단순한 소셜캐릭터를 넘어 공식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조아용이 거둔 진짜 성과는 숫자 너머의 ‘사회적 가치’에 있다. 지자체 캐릭터 사업은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경제성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용인시는 굿즈 판매를 단순 수익 사업이 아닌 지역 상생 모델로 승화시켰다.
용인시는 용인지역자활센터와 협약을 맺고 캐릭터 전용 매장인 ‘조아용 in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현재 기흥역과 용인시청, 수지구청 등 총 3곳에서 운영 중인 스토어는 저소득층 자활근로자들이 직접 상품 제작과 매장 운영에 참여한다. 발생한 판매 수익은 자활근로자 급여와 자활기금으로 재투자된다. 2022년 기흥역 1호점 개장 당시 6명에 불과했던 자활근로자는 사업 확장과 함께 22명으로 4배 가량 늘어났다. 매장 연간 매출 역시 지난해 기준 3억 8천만 원을 기록하며 경제적 자립 기반을 튼튼히 다졌다. 시민이 구매한 굿즈 하나가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되고 지역 경제로 환원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 셈이다.
용인시청점에서 근무 중인 이명화(48·여) 씨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는데 자활센터를 통해 조아용 스토어에서 일하게 됐다”며 “취·창업 교육도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씨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연령층이 조아용을 좋아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사랑받는 모습을 보며 일하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조아용 in 용인시청점1
◆‘꼬마용’ 출시…멈추지 않는 진화
용인시는 최근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미니 버전 캐릭터 ‘꼬마용’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숏폼 콘텐츠와 SNS 플랫폼을 타깃으로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중이다.
온·오프라인을 잇는 콘텐츠 확장과 함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미니 버전 꼬마용 개발처럼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것이 조아용만의 핵심 강점이다. 향후 숏폼, SNS 콘텐츠, IP 기반 디지털 굿즈 등 디지털 플랫폼 확장과 해외 진출을 위한 저작권·브랜드 보호 체계 구축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공공 캐릭터의 핵심은 유행을 무작정 좇는 것이 아니라, 도시 고유의 가치와 정체성을 담아내는 브랜드 철학을 지키는 것”이라며 “조아용이 단순히 인기 있는 캐릭터를 넘어, 시민의 일상 속에 녹아들고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살리는 대한민국 대표 공공 브랜드 모델이 되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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