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3번째 `7월 장마' 재현 확실
한반도 북쪽 찬 공기 길목 막아 … 고기압 북상 방해
늦장마 시작 땐 좁은 지역 물폭탄 쏟아질 가능성 ↑
수방시설 점검·침수 피해 대비 등 사전 준비 필요
청주시민들이 무심천 인라인롤러스케이트장에서 야간 운동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DB
[충청타임즈] “끈적한 날씨에 하루 두 번씩은 샤워를 해야 하는 장마철이 왔어도 벌써 왔을 시기에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마다 운동을 하니 정말 상쾌합니다.”
지난 27일 저녁 가족들과 함께 월운천을 산책하던 청주시 상당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57)가 계속되는 청명한 날씨를 두고 한 말이다.
실제로 요즘 무심천 인라인롤러스케이트장과 하상 자전거도로 등 청주시내 곳곳은 산책 등 운동을 만끽하려는 시민들로 넘쳐난다.
예년같으면 장마철이 시작돼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져야 하는 6월말이 됐지만, 이례적으로 아침·저녁 시원한 날씨가 이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기상 관측 사상 단 두 차례뿐이었던 `7월 장마'가 올해 역대 세 번째로 재현될게 확실시 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장마전선은 한반도 근처에도 오지 못하고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중국 상하이, 일본 규슈 남쪽에 걸쳐 머물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려면 남쪽의 뜨겁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밀고 올라와야 하지만, 현재 한반도 상공 5㎞ 부근에 영하 15도 이하의 찬 공기가 길목을 막고 있어서다. 여기에 남쪽에서 연달아 발생한 태풍들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뒤흔들면서 북상을 방해하고 있다.
최근 내륙에 쏟아진 기습 폭우도 장마가 아니라 찬 공기와 지면의 더운 공기가 충돌해 생긴 대기 불안정성 소나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마가 평소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상청 기후통계에 따르면 1973년 관측 이래 제주와 내륙이 모두 7월에 장마를 시작한 사례는 1982년 7월5일과 2021년 7월3일 단 두 차례뿐이다.
이번 주 초까지도 맑은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이 예보되면서 2026년은 확률 4% 미만의 역대 세 번째 `7월 지각 장마' 가문의 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장마가 늦게 시작한다해서 늦게 끝나는 것도 아니다. 2021년 장마 당시를 보면, 7월3일에 시작해 단 17일만에 종료되며 역대급으로 짧은 장마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간이 짧다 해서 안전한 장마라는 뜻은 아니다. 기간이 짧아졌다 한들 북태평양고기압이 갖고 있는 에너지는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7월 늦장마가 시작되는 순간 좁은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1년에도 짧은 압축형 장마 기간 동안 기록적인 포구가 쏟아진 뒤, 곧바로 38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폭염이 강타했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현대 기후로 인해 `장마'라는 사전적 의미가 뒤바뀌고 있다.
최근 한국기상학회는 기상청 지정 장마특화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장마의 정의를 새롭게 확정했다. 특히 학창 시절 과학 교과서에서 `장마의 필수 주인공'으로 배웠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정의에서 아예 삭제됐다. 이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존재 자체가 불분명한 경우가 다분했던 탓이다.
과거에는 `장마전선이 장기간 머물며 비를 뿌리는 현상'만을 장마로 정의했다면, 새 정의는 전선뿐만 아니라 저기압, 대기 불안정 등 여름철에 비를 내리게 하는 모든 기상 요인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범위를 대폭 넓혔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당분간 대기 불안정으로 내륙을 중심으로 고온다습한 소나기가 자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수방시설 점검 및 침수 피해 대비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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