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가동률 104%...美 전력망 교체·AI 데이터센터 확산에 수요 급증
전력기기 수주잔고 15조 돌파...북미 수요 급증에 멤피스·창원 분산 생산
멤피스 공장 증설·창원 HVDC 공장 신설...글로벌 생산능력 확대 속도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중앙이코노미뉴스 송태원]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생산시설을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변압기와 차단기 등 핵심 전력기기 주문이 늘며 수주잔고가 역대 최고치인 15조원을 기록했다.
13일 효성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창원, 중국, 인도, 미국 등에 위치한 전력기기 생산시설 가동률은 최근 2년 연속 100%를 웃돌았다. 가동률은 2023년 94.9%에서 2024년 102.4%로 처음 100%를 넘어섰고, 2025년에는 104%까지 상승했다.
생산 실적도 크게 늘었다. 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기 생산액은 2023년 2조705억원에서 2025년 3조2581억원으로 확대되며 2년 만에 약 57% 증가했다.
이 같은 풀가동의 배경에는 북미 전력기기 수요 확대가 있다. 현재 미국 송전망의 70% 이상은 설치된 지 25년을 넘긴 설비로 구성돼 상당수가 교체 시기를 지난 상태로 알려졌다. 노후 송전망 교체가 본격화되면서 초고압 변압기 등 핵심 전력기기 발주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AI 산업 확산에 따른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까지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산업시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송전 설비 투자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인 탓에 북미 전력기기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구조가 됐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효성중공업의 수주 증가로 이어졌다. 전력기기 수주잔고는 2024년 말 10조7000억원에서 2025년 말 기준 15조3000억원으로 늘며 1년 새 약 40% 증가했다. 정확한 지역별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북미 시장에서 발생한 물량으로 보고 있다. 실제 효성중공업의 북미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북미 전력기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효성중공업은 미국과 한국 생산거점을 동시에 활용해 고객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수주한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물량도 멤피스가 아닌 창원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프로젝트별 사양과 납기 등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해 북미로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관세 등 추가 비용은 계약 과정에서 고객사가 부담하도록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사진=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은 가동률 한계와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은 2028년까지 1억5700만달러(약 2344억원)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하는 증설이 추진하고 있다. 2020년 공장 인수 이후 이번 증설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약 3억달러(약 448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최대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국내 생산거점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약 3300억원을 투자해 경남 창원공장 내 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압기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번 공장에는 HVDC 핵심 설비 제작시설 증축과 연구개발(R&D) 투자도 포함된다.
이와 함께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수출용 초고압 차단기 전용 공장도 신축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함께 초고압 전력기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생산설비를 확대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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