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광주 군공항 인근, ‘토지거래허가’ 묶인다
중앙일보
800조원 규모 투자가 예정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부지 인근이 9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6일 ‘메가프로젝트 민간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가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부지로 발표된 지 사흘 만에 나온 조치로, 개발 호재를 노린 땅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설 광주 군공항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이날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주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대상 지역은 광주 광산구·동구·서구·남구·북구, 나주시, 장성군, 화순군 일대 364.19㎢ 지역이다. 기간은 공고 닷새 후인 오는 14일부터 2028년 7월 23일까지 2년간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면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 용지엔 실거주 의무가 생겨 갭투자(세 낀 매매)가 불가능해진다. 상업용이나 공업용지도 실제 사업 목적을 인정받아야 허가해 주기 때문에 투자 목적의 토지 매입이 어렵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이례적인 건 아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자체가 원래 국가산업단지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발표 시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한 제도로 도입됐다. 경기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개발 때도 2019년(SK하이닉스 클러스터)과 2023년(삼성전자 국가산단) 인근 지역이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묶였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중 핵심 사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fab·공장) 4기를 설립한다. 한국부동산원이 9일 발표한 7월 첫째 주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내리는 등 아직 영향을 미치진 못했지만, 장기적으론 대형 호재다.
다만 전문가 일각에선 규제지역 범위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확정 여부나 착공 시점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 구역이 광범위하게 지정된 측면이 있다”며 “개발 예정지와 멀리 떨어진 지역 주민 입장에선 재산권 침해를 우려할 수 있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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