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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현장의 시각]'소극장 문화'가 아쉬운 울산의 공연 문화

10여 년 전인 2010년대 초중반 경북 청도군은 갑자기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외지 방문객들이 몰려든 적이 있었다.

[현장의 시각]'소극장 문화'가 아쉬운 울산의 공연 문화

▲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10여 년 전인 2010년대 초중반 경북 청도군은 갑자기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외지 방문객들이 몰려든 적이 있었다. 이유는 지금은 고인이 된 개그맨 전유성씨가 서울이 아닌 지방, 그것도 한적한 농촌인 청도군에 개그맨 지망생 교육 겸 상설 코미디 공연을 위한 ‘코미디 철가방 극장’을 만들면서였다.

동네 중국음식점의 철가방을 본떠 만든 외형부터 독특했던 이곳은 개그맨 육성이라는 본래의 취지는 물론, 대학로 코미디공연을 상설로 무대에 올리면서 공연을 보기 위해 인근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찾으며 청도군의 명소가 됐다. 65석의 좌석은 늘 만원이었고, 전성기 때는 연속 40주 예매율 1위를 기록할 만큼 전국 250여 개의 공연장 중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전씨가 청도군과의 갈등으로 2018년에 떠나기 전까지 이곳은 울산 등 타 도시가 부러워할 정도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일조하고, 지방의 코미디 ‘소극장 문화’를 선도했다.

‘소극장 문화’가 없다시피 했던 울산에서는 2009년 188석 규모의 CK아트홀이 개관하면서 서울 대학로의 연극과 뮤지컬 등을 볼 수 있게 됐다. 대공연장 위주의 지역 공연문화에서 100~200석 미만의 소공연장 공연은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서울이나 부산·대구 등지로 가지 않아도 대학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문화욕구 충족 등 갈증이 크게 해소됐다. 하지만 계속되는 적자 등 운영난으로 지난해 2월 CK아트홀이 공연사업을 종료하면서 울산에서는 ‘소극장 문화’가 또 다시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그러다 올해 6월에 성안동 아트홀마당에서 개그맨 심현섭씨가 ‘심현섭쇼’라는 타이틀로 울산에서 처음으로 1인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약 한 달간 선보이며 지역에 다시금 ‘소극장 문화’ 붐을 일으켰다. 대학로의 코미디클럽과 같은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심씨 특유의 개인기 코미디를 비롯해 콩트, 관객 참여형 코너 등으로 구성해 선보였는데, 12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소극장 문화’의 가능성을 다시금 보여줬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서는 공공과 민간은 물론 연극인 등이 직접 소공연장을 운영하며, ‘소극장 문화’가 지역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특히 2013년 개관한 부산의 ‘창조문화활력센터 소극장 624’는 공공에서 건립한 소공연장 중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이곳은 지역 예술인과 청년들에게는 창작활동 공간을, 또 지역주민에게는 공연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이 되고 있다.

김상욱 시장도 당선 직후 가진 문화예술인 초청 강연회 자리에서 “큰 공연장 보다는 소공연장과 플랫폼을 만들어 시민들이 모여 악기도 배우고 예술인들이 연극 등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에 나서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시장의 공언(公言)대로 울산에서도 다시금 소공연장을 중심으로 한 ‘소극장 문화’가 바람을 일으켜 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를 형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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