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부 박재성 위원장(왼쪽), 초기업노동조합 삼성화재 지부 홍광흠 위원장(가운데),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오른쪽)이 이날 구호로 정한 ‘투쟁’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안 최문수 기자]
[뉴시안 = 최문수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17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11시경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적인 과반노조 및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선포했다.
이번 선언은 삼성전자 내 여러 노조 중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가 전체 직원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게 됐다는 걸 뜻한다. 현행법상 과반수 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한 노조는 회사와 근로자 조건을 협상할 때 직원들을 대표하는 협상권을 얻게 된다.
이날 현장에는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부 박재성 위원장, 삼성화재 지부 홍광흠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고용노동부의 지위 인정 과정과 그동안의 조직화 경과를 설명하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이날 경과보고를 맡은 이송이 부위원장은 노조의 급격한 양적 성장 지표를 공개했다. 노조 측 발표에 따르면, 2025년 9월 약 6000명 수준이었던 조합원 수는 2026년 4월 현재 약 7만 4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약 12배가 성장한 수치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가입 추이 [사진=뉴시안 최문수 기자]
이 부위원장은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한 실시간 소통 체계 구축 △테이크아웃 반출 제한 등 현장 밀착형 문제 대응 △팔만대장경 프로젝트를 통한 현장 재고 수집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화 요구 등을 꼽았다.
특히 2024년 7월 조합원 가입 범위를 DX 부문에서 삼성전자 전 직원으로 확대한 것이 전사적 조직화의 기점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과반노조 지위 확보에 따른 법적 권한 행사의 방향성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신인사 제도’와 같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원천 차단하겠다고 한다. 그는 “희망퇴직이나 강제 전배 등 근로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은 반드시 노조와 합의를 거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조합원 중심의 노사협의회 구성이다. 그는 “오직 조합원들의 편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실질적인 복지와 문화 개선이 되는 새로운 노사협의회를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협상력을 바탕으로 교섭력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과반의 힘은 곧 교섭의 힘”이라며 “숫자로 증명된 정당성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권익 향상을 쟁취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노조와의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과거 무노조 경영 폐지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면서 “파행적인 노사 관계의 책임은 이재용 회장에게도 분명히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노동조합과 대화를 한 적도 없다”며 “초기업 노조는 이제 법적 근로자 대표로서 진정한 노사 관계 정립을 위해 이재용 회장이 직접 밖으로 나와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노조는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쟁의 행위를 이어갈 것도 예고했다. 현재 노조원 중 약 80%가 반도체 부문 소식이라는 걸 강조하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 18일간의 총파업 계획을 언급했다. 여기에 노조는 파업 시 하루 최소 1조 원, 기간 내 총 20조 원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가 지금 매달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의 규모는 약 30조 원이다”라며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의 평균이 300조 원에서 310조 원인데, 총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감안하면 하루 최소 20조 원에서 30조 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