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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반도체 잇는 차세대 동력 '피지컬 AI'…로봇 강국 도약 조건은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의원은 개회사에서 "로봇기술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현실을 직접 변화시키는 피지컬 AI라는 전환점에 서 있다"며 "이제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현장] 반도체 잇는 차세대 동력 '피지컬 AI'…로봇 강국 도약 조건은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신관에서 24일 오후 ‘피지컬 AI 시대 로봇기술의 발전과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 국회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 앞서 고동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유진 기자]

[뉴시안= 정유진 기자]배달 로봇과 자율주행 차량이 스스로 공간을 인식하고 상황을 학습하며 맥락에 맞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가 기존 인공지능의 한계를 넘어,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로봇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차량 등 물리적 형태를 갖고 실제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몸을 가진 AI’로 불리는 이 기술은 건설·제조·물류 등 산업 현장에서 인간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은 2025년 44억4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에서 2030년 230억6000만달러(약 34조6000억원)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39%에 달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신관에서는 ‘피지컬 AI 시대 로봇기술의 발전과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피지컬 AI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의원은 개회사에서 “로봇기술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현실을 직접 변화시키는 피지컬 AI라는 전환점에 서 있다”며 “이제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은 기술을 어떻게 산업 현장에 적용해 실질적 가치로 연결하느냐”라며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최리군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상무는 로봇 산업의 현실적 한계를 짚었다.

그는 “로봇 구동 시 발생하는 발열 문제와 높은 총소유비용(TCO)이 도입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이라며 “테슬라봇 등 글로벌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추가적인 기술 성숙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규빈 GIST 인공지능연구소장이 토론의 포문을 열었다. [사진=정유진 기자]

또한 “현재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 수준으로, 산업 확장을 위해서는 시장 ‘체급’을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결국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가격과 실사용 가능한 기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국이 산업용 로봇 보급률에서는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췄지만, 핵심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규빈 GIST 인공지능연구소장은 “실제 산업 현장은 변수가 많아 로봇 작업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병목이 존재한다”며 “결국 ‘돈을 버는 로봇 기업’을 만드는 것이 산업 생태계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저렴한 ‘로봇 인건비’가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 축적과 수익 모델 창출이 가능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동일 한국기계연구원 첨단로봇연구센터장은 “AI 휴머노이드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대규모 투자와 기술 융합을 통한 선점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윤석준 포스코DX 상무는 피지컬 AI 확산을 위한 정책 과제로 ▲서비스 로봇 중심 규제 샌드박스 확대 ▲제조 인력의 로봇 운영·정비 인력 전환 ▲암묵지의 디지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노동 이슈 대응 등을 제시했다.

정부도 로드맵을 공개했다. 권순목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인공지능정책과장은 “2028년 휴머노이드 양산을 목표로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물류 현장 실증을 통해 데이터 확보와 기술 고도화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피지컬 AI가 거스를 수 없는 산업 흐름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기술·비용·제도 간 ‘삼중 격차’ 해소가 관건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 ▲산업 현장 중심 실증 확대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됐다.

산업계 관계자는 “AI가 물리적 실체를 갖는 순간 산업 경쟁의 기준 자체가 바뀐다”며 “한국이 제조 강국에서 로봇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지금의 정책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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