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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규제가 기술·시장 변화 못 따라가, 성장 정체 우려"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구제개혁팀장 (사진 / 강민 기자) 김 팀장은 "주력 산업이 20년째 변화가 없고, 반도체를 제외하면 상당수 산업이 역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유니콘 기업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사업을 제대로...

[현장] "규제가 기술·시장 변화 못 따라가, 성장 정체 우려"

“네거티브 전환·사후평가 강화로 규제혁신 속도 높여야”

“적극 행정·권한 이양 등 현장 중심 개선 필요”

한국산업연합포럼이 31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국내외 규제환경의 진단과 시사점’을 주제로 개최된 제84회 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 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규제가 산업 경쟁력과 혁신 속도를 제약하고 있다.”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규제개혁팀장이 한국산업연합포럼이 31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국내외 규제환경의 진단과 시사점’을 주제로 개최한 제84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산업경쟁력 관점에서 본 국내 규제혁신 방향’ 연사로 나서 한 말이다.

김 팀장은 최근 국내 산업 수출 규모 확대와 별개로 산업 전반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기존 주력 산업 정체와 신산업 진입 제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규제가 혁신기업 시장 안착과 확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현 한국경영자총협회 구제개혁팀장 (사진 / 강민 기자)

김 팀장은 “주력 산업이 20년째 변화가 없고, 반도체를 제외하면 상당수 산업이 역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유니콘 기업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사업을 제대로 영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규제 방향성과 운영 체계가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규제혁신이 부진한 이유는 정치 영역에 놓인 규제, 포지티브 규제 방식, 그리고 규제 조직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와 이념 및 이해관계 영향을 받는 규제가 누적되면서 현장 수요와 기술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그 결과 산업 경쟁력 저하와 성장 정체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규제혁신 속도가 국가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규제환경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규제를 해소하는 등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며 실제 규제 존치 필요성을 공무원이 증명하는 등 규제 입증 책임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규제혁신에 기여한 공무원 보상강화 및 현장에 공무원을 파견하는 등 적극행정을 강화하고 기업규제 완화 권한을 지자체에 일부 이양하는 등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사진 / 강민 기자)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요국 규제환경 비교와 입법 정책적 과제’를 발제했다. 양 교수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규제의 필요성과 비용을 사전에 검증하고 시행 이후까지 관리하는 체계를 운영하며 규제 품질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독일은 정책 연속성과 개혁 일관성이 제한되면서 규제개혁 성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데 그쳤다.

양 교수는 한국은 규제체계가 절차는 갖췄지만, 실효성과 사후관리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비용편익 분석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규제 존치 여부를 지속 점검하는 체계도 미흡하다고 했다. 정권 변화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지고 규제 목적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 현장 수요와 산업 변화를 적시에 반영되지 못하는 점 역시 한계로 언급했다.

양 교수는 규제개혁은 규제 수를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규제의 질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규제 필요성과 존치 여부를 행정이 입증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비용편익 분석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전 검토에 그치지 않고 사후평가까지 포함한 전주기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시장 원칙을 반영한 네거티브 규제 방식 도입도 병행을 제안했다. 또 정부 입법과 달리 국회의원 입법은 충분한 사전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규제 품질 관리 사각지대로 작용한다고 양 교수는 지적했다.

양 교수는 “정부는 비용편익 분석 등 일정한 검토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의원입법은 상대적으로 검토 절차가 부족해 규제 일관성과 실효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84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각 산업계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나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규제 개혁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 / 강민 기자)

이날 각 산업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나서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규제가 기술 발전과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규제의 실효성과 일관성 부족이 기업 활동과 투자에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김의철 한국시멘트협회 상무는 “우리나라 규제환경은 산업 경쟁력과 기술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멘트 산업은 탄소중립, 자원순환, 공급망 안정이 얽힌 복합 구조인데 단순한 강화·완화 기준으로 접근하고 있어 규제는 이분법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김현석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정책본부장은 “규제는 필요하지만 한국만 선도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은 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어 경쟁국과 산업 여건을 고려한 수준 조정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규제보다 지원 중심 구조를 갖고 있어 동일 기준 적용은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호영 법무법인 지음 대표변호사는 “우리나라는 포지티브 규제 체계로 법이 산업 발전을 한두 템포 늦게 따라가고 있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구조가 반복된다”며 “의원입법으로 잘못된 규제가 만들어질 경우 이를 되돌리는 데 장기간이 소요돼 제도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성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규제는 단순히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역할도 해야 하지만 자율주행 등 신산업은 기술 발전 속도를 규제가 따라가지 못해 현장에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같은 규제가 형태만 바뀌어 반복되는 구조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김기영 한국화학산업협회 부장은 “규제 개선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담당 공무원의 잦은 인사로 책임 있는 추진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몇 년간 설명해도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사업장 입장에서는 이런 구조가 투자와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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