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배터리·반도체·방산 분야 합종연횡 확산
공급망 불안·빅테크 독주·중국 추격 대응.. 글로벌 경쟁력 제고
국내 기업 총수들이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자고 다짐하는 가상 이미지.<제미나이>
국내 대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이 ‘무한 경쟁’에서 ‘전략적 공조’로 전환되고 있다. 서로의 사업 영역을 침범하며 전방위 경쟁을 벌였던 창업주 세대와 달리 3·4세 경영진은 각자의 ‘주특기’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이는 공급망 불안과 중국의 추격 등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구조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K배터리 동맹, 중국 저가 공세에 맞선 ‘이원화 전략’
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와 전략적 동맹을 맺고 삼원계 기반의 ‘미드니켈’ 배터리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저가 공세에 맞서 전기차 배터리 전략을 하이니켈과 미드니켈로 이원화하려는 구상이다. 고가 차종에는 하이니켈을, 중저가에는 미드니켈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과 주행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미드니켈은 LFP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낮아 중국산에 대응할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번 협력은 부품 수급을 넘어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가 제품 기획과 화학 조성을 공동 설계하는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배터리 3사를 공급망에 포함시켜 차종과 시장별로 가격과 납기, 성능을 조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고, 배터리 3사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SK온은 중국과 헝가리 공장 라인을 미드니켈 전용으로 전환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기술 최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
모빌리·AI반도체 선점 위해 손잡은 현대차와 SK·삼성
SK와 현대차는 수소 생산, 유통, 활용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SK는 액화수소를 생산해 충전소에 공급하고 현대차는 수소 트럭과 버스를 보급해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SK는 그룹 내 물류 차량과 통근 버스를 현대차의 수소 상용차로 교체해 대량 수요처를 제공하고 현대차는 확보된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수소차 성능을 개선하면서 인프라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는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는 수소 산업의 한계를 대기업 간 ‘내부 시장(Captive Market)’ 창출로 돌파하는 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IT와 자동차도 합종연횡했다. 삼성과 현대차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가전 플랫폼을 결합한 ‘카투홈(Car-to-Home)’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현대차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와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운전자가 차량 화면에서 집안의 공기청정기, 조명 등을 제어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홈투카’에 이어 이번 양방향 제어 체계가 구축되면서 이동 수단과 주거 공간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사업 모델이 완성됐다.
이러한 플랫폼 연동은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하는 차량용 운영체제에 대응하는 한국형 모델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양사는 자율주행 데이터 공유와 차량용 프로세서 공급 확대를 통해 협력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과 SK가 차세대 인터페이스 규격인 CXL(Compute Express Link) 시장 확대를 위해 보조를 맞추고 있다. 두 회사는 HBM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지만 CXL 컨소시엄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AI 메모리 병목 현상 해소에 필요한 ‘메모리 풀링(Memory Pooling)’ 기술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유리하게 결정되도록 대응 중이다.
양사의 목적은 차세대 메모리 표준을 우리 기업이 선점해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텔과 AMD 등 글로벌 CPU 제조사들이 한국산 메모리에 최적화된 규격을 채택하도록 노력 중이다.
한화·HD현대, 글로벌 방산 시장 수주 위한 ‘원팀’ 결성
조선·방산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한화오션과 HD현대는 국내 특수선 시장에서는 경쟁하지만 해외 대형 사업에서는 원팀으로 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다. 수주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프로젝트일수록 단순한 건조 능력만으로 승부를 걸기 어렵다. 현지 협력, 유지·보수·정비(MRO), 기술 이전, 정부 지원까지 종합 패키지를 제시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한화는 함정 설계와 건조를 주도하고, HD현대는 캐나다 현지 인프라 구축 및 MRO 기술 전수를 지원하는 ‘절충교역(Offset)’ 모델로 캐나다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3세 경영의 실리주의와 개방형 혁신이 가져온 변화
재계에 불고 있는 이런 변화는 1970~80년대생 3·4세 경영인들의 유연한 사고와 글로벌 경쟁 환경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테슬라, 엔비디아, CATL 등 글로벌 독점 기업들의 공세는 한국 기업들에게 “혼자 힘으로 극복하기 힘들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위기 극복과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데 모든 분야를 대응하기에는 비용과 시간 리스크가 커 불가능하다. 자연스레 경쟁력을 가진 우군 기업들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총수들 간의 사적 신뢰와 네트워크도 과거 세대와 구분되는 특징이다. 이들은 유학 시절과 사적 모임을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빠르게 결정하고 신속하게 사업진행을 할 수 있다. 또 실리주의를 중시해 라이벌 기업의 주특기를 활용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업계에서는 재계 간 협력이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대안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와 배터리,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대기업간 분업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제는 누가 더 유리한 조합을 더 빨리 만들어내느냐가 비즈니스 승패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기자가 기획·검수하고 AI기자 인코봇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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