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우리나라 육군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휴머노이드로봇인 아틀라스의 공급을 요청했다. 아틀라스의 범용성을 보고 다양한 환경과 임무에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틀라스는 비무기화를 전제로 개발된 만큼 살상 임무를 배제한 경계, 순찰 등으로 업무가 국한된다.
아틀라스 방산 경쟁력은 '범용성'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육군은 현대차그룹에 아틀라스를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로봇으로 올해 1월 열린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 공장에 투입된다는 계획이 밝혀진 후 주목받고 있다.
아틀라스는 기존 유압식 모델에서 완전전동식 모델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범용성이 크게 확장됐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구조로 다리와 팔, 허리 등의 주요 관절이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뒤로 넘어진 상태에서 사람이 몸을 뒤집어 일어난다면 아틀라스는 관절을 역방향으로 꺾어 그 자리에서 즉시 일어설 수 있다. 또 바퀴형이나 궤도형로봇의 경우 평지에서는 빠르지만 계단이나 문턱, 잔해물 등 특정 환경에서 이동할 수 없는 반면 아틀라스는 이족보행을 하며 인간이 갈 수 있는 모든 지형과 건축물 내부에 접근할 수 있다.
아틀라스가 기존 사용 목적인 제조업에서 군사 분야까지 진출할 가능성은 이 같은 범용성에서 발생한다. 인간보다 움직임이 유연해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고 산악지대나 숲, 파괴된 시가지 등 비정형화된 지형에서도 균형을 잡고 보행할 수 있어 군사작전이나 재난현장에도 투입할 수 있다.
육군은 현재 2.5세대인 전력을 4세대로 진화시키겠다는 '아미타이거 4.0'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진보한 휴머노이드 중 하나인 아틀라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미타이거 4.0'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이용해 기동화·네트워크화·지능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0년대 후반부터 로봇과 드론 등을 기동체계에 장착해 다영역 입체 기동능력을 확보한다. 아틀라스는 재난현장에서의 구조나 위험물 제거, 물류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전력화 걸림돌 '비무기화 서약' 넘을까
아틀라스 전력화의 걸림돌은 비무기화 서약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미국 국방부는 군사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무기화하지 않겠다는 비무기화 서약서를 제출해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또한 무기화 지양 공개성명 발표 등 자사 로봇을 군사 목적으로 활용하는 데 반대한다.
그러나 비무기화 서약을 지키면서도 군사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살상 임무를 배제하고 경계, 순찰 등만 수행하는 휴머노이드라면 비무기화 방침과 상충되지 않는다"며 "미국 스타트업 파운데이션처럼 방산용 휴머노이드 개발과 동시에 양산을 앞둔 업체들이 등장해 아틀라스도 곧 저변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시작이 미 국방부 산하 고등기획연구원(DARPA)으로 국방 프로젝트가 뿌리였던 만큼 방위산업으로의 확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쟁점은 무기화 범주에 대한 해석이다. 아틀라스에 무기를 장착하지 않고 수색이나 보급에만 이용한다고 해도 군 소속으로 작전에 투입되는 순간 무기화 범주에 대한 해석이 복잡해진다. 또 비살상이라도 군용으로 개조하려면 미군 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아틀라스가 비무기화 서약을 넘어서도 전력화는 2028년 이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아틀라스 생산능력(CAPA)을 연간 3만대로 설정했다. 초기 양산 물량은 미국 등 그룹 내 자동차 생산기지에 우선 배정되기 때문에 외부 고객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작다.
다만 내부 수요가 충족된 후 대규모 CAPA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외부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이에 전반적인 물류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이며 방산 등 휴머노이드로봇이 필요한 산업에도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 산하에 로보틱스랩이 흡수되며 개별 단위의 휴머노이드 개발 역량이 일원화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개발계획 또한 양산에 초점을 맞춰 아틀라스 상용화가 구체화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아틀라스의 육군 공급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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