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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당한 AI 에이전트로 '계좌 털린' 사연 [최연진의 IT 프리즘]

엊그제 만난 모 업체의 B대표는 인공지능(AI) 활용에 능숙하다. AI에 소프트웨어를 만들도록 말로 지시하는 바이브 코딩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사용한다. AI 에이전트는 AI가 특정한 일을...

해킹당한 AI 에이전트로 '계좌 털린' 사연 [최연진의 IT 프리즘]

AI 에이전트 오픈클로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엊그제 만난 모 업체의 B대표는 인공지능(AI) 활용에 능숙하다. AI에 소프트웨어를 만들도록 말로 지시하는 바이브 코딩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사용한다. AI 에이전트는 AI가 특정한 일을 도와주도록 만든 비서 같은 소프트웨어다. 요즘 많은 직장인이 업무를 쉽게 할 수 있어서 AI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한다.

그런데 최근 B대표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도둑맞았다. 그가 사용하는 AI 에이전트 '오픈클로'를 통해 해킹을 당한 것이다. 누구나 무료로 사용하도록 공개된 오픈클로는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고, 일종의 온라인 장터인 '클로허브'에서 다양한 도구를 가져와 붙여서 사용할 수 있다. B대표는 오픈클로에 오픈AI의 'GPT', 구글의 '제미나이',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다양한 AI를 연동해 사용했다.

해커는 B대표가 사용하는 오픈클로를 해킹해 여기 연동된 제미나이와 구글의 광고 집행을 위한 연결 프로그램(API)을 실행했다. 그 바람에 B대표의 신용카드로 여러 번에 걸쳐 100만 원에서 500만 원 등 총 1,000만 원 넘는 돈이 누군가의 구글 광고비로 결제됐다.

해킹 과정도 교묘했다. B대표가 잠든 밤 12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해킹이 일어났다. 그것도 일을 하지 않는 토요일이었다. 따라서 B대표는 밤새 여러 번에 걸쳐 결제 알림이 스마트폰에 떴지만 알지 못했고, 휴일이다 보니 이메일도 늦게 확인했다.

B대표는 뒤늦게 경찰에 해킹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구글에 환불을 요청했으나 아직 돈을 돌려 받지 못했다. 아울러 직원들에게도 오픈클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B대표는 "오픈클로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금전적 피해까지 입을 줄 몰랐다"며 한탄했다.

오픈클로의 보안 결함은 연초부터 국내외 언론에 보도됐으나 한 번이 아니었다. 지난달 말에도 새로운 보안 결함이 5개 이상 발견되는 등 문제점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새로 발견된 결함 중에 오픈클로에 '명령어 삽입'이라는 해킹 공격으로 연결된 AI 에이전트가 악성 코드를 자동 실행하게 하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책은 사고가 터진 뒤에 나오기 때문에 한발 늦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맹신이다. AI 에이전트도 소프트웨어인 만큼 언제든 해킹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AI 에이전트에 중요한 정보를 저장하거나 이를 다루는 API 연결에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일을 편하게 하려고 AI 에이전트에 결제 권한을 주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결제 권한을 갖고 있어도 최종 승인은 반드시 사람이 하도록 설정해야 그나마 해킹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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