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10월 22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열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병원은 굉장히 사적인 공갑니다. 건강검진을 받으려 옷을 갈아입기도 하고 수술대 위에서는 내 몸을 온전히 맡길 수밖에 없죠.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아주 사적인 순간들. 그런데 그 모습이 찍힌 영상이 내가 모르는 사이, 해외 사이트에 올라가 있었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촬영된 병원 내부 영상이 해외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서 발견됐습니다. 산부인과와 성형외과에서 환자가 진료받는 모습은 물론 옷을 갈아입는 장면, 얼굴과 신체까지 그대로 노출됐죠. 현재까지 확인된 영상만 80건. 얼굴이나 신체가 드러난 사람도 최소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전과 관리를 위해 설치된 카메라가 오히려 환자의 가장 민감한 모습을 퍼트리는 통로로 악용됐습니다. 유포한 사람, 그리고 카메라를 설치하고 관리한 병원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영상에 얼굴, 신체가 노출된 피해자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보상은 가능할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열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상열 변호사 (이하 김상열) :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 김상열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일단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정리해보죠. 병원 CCTV 영상이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서 발견됐다? 이게 무슨 이야긴가요?
◇ 김상열 : 네, 보도에 따르면 산부인과, 성형외과, 한의원 같은 병원 안에서 찍힌 CCTV 영상 80건이 해외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게 확인됐다고 합니다. 이 중 서울의 한 산부인과 영상만 21건이라고 하고요. 영상을 보면 환자가 대기실에서 상담실, 초음파실, 진료실까지 오가는 모습이 이어지고, 얼굴이랑 몸이 그대로 나온다고 해요. 병실에서 환자복 갈아입는 장면, 주사 맞는 모습까지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녹화 날짜는 2022년 2월부터 2025년 11월까지로 표시돼 있었고, 얼굴이나 신체가 드러난 사람은 확인된 것만 최소 100명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제일 먼저 드는 의문은 이겁니다. 병원 안에 있는 카메라 영상이 도대체 어떻게 해외 사이트까지 흘러간 거죠?
◇ 김상열 : 보도에 따르면, 유출된 영상 대부분이 ‘IP카메라’로 찍힌 걸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IP카메라는 인터넷에 연결돼서 영상을 실시간으로 밖으로 보낼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편리한 만큼 비밀번호가 허술하거나 보안 설정이 안 돼 있으면 해킹에 아주 취약합니다. 실제로 이 영상을 처음 해킹해서 판매한 걸로 지목된 피의자 4명은 지난해 경찰에 붙잡혔다고 알려졌습니다. 병원 카메라 시스템에 허락 없이 들어가서 영상을 빼낸 거죠. 그런데 이번 일은 병원 카메라가 새로 뚫린 건 아니에요. 경찰이 지난해 피의자를 붙잡은 이후 해당 사이트에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까지 했음에도 그때 빠져나간 영상이 이번에 다른 사이트에서 다시 발견된 겁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이번에 갑자기 병원 카메라가 새로 뚫렸다기 보다는 지난해 이미 빠져나간 영상이 또 다른 사이트에서 다시 발견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란 건데 저는 이게 더 무서운 것 같거든요. 범인은 잡았는데 영상은 안 잡힌 거잖아요. 당시 사이트는 차단했지만 복사된 영상이 다른 사이트에 또 올라왔다. 심지어 지금 이 사이트에 올라왔다는 건 이걸 또 다운 받은 사람이 또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심지어 해외 서버를 쓰는 사이트라면 우리가 이거 하나 차단한다고 해서 끝날 문제도 아닐 것 같은데 실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
◇ 김상열 : 맞습니다. 범인은 잡았는데 영상은 못 잡은 상황이죠. 인터넷 영상은 한번 올라가면 복사해서 다시 올리기가 너무 쉬워요. 그리고 이런 사이트들은 대부분 해외 서버를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접속을 막아도 우회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경찰은 재유포한 사람들을 수사하겠다는 입장이고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 이원화 : 처음 해킹한 사람, 사이트에 올린 사람, 재유포하고 구매한 사람, 그저 저장하거나 시청한 사람도 있고요. 어디까지 처벌대상이 되는 거죠?
◇ 김상열 :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면요. 먼저 처음 해킹한 사람입니다. 허락 없이 시스템에 침입했으니 정보통신망법 위반이고요. 영상 내용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신체 촬영물이라면 불법촬영 혐의까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다만 이걸 ‘촬영’으로 볼 수 있느냐는 법적 쟁점이 남아 있긴 합니다. 그다음 사이트에 올린 사람, 재유포한 사람, 사서 넘긴 사람은 촬영물을 반포하거나 제공한 자에 해당하여 모두 성폭력처벌법상 징역 7년 이하,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그냥 저장하거나 본 사람도 처벌됩니다. 불법 촬영물을 갖고 있거나 저장하거나 시청만 해도 성폭력처벌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 이원화 : 여기서 저도 첨언을 드리자면 이 저장이요, 진짜 저장 버튼을 눌러서 다운로드를 받아가지고 내 갤러리에다가 보관을 하고 있다 이것만 저장이 아니고요. 그냥 눌러서 임시 저장이 된 상태 다음에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면 이것도 저장이라고 본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입장, 그러니까 한 번 누르면 저장인 거예요. 자 근데, 갑자기 또 궁금한 게 생겼어요. 환자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찍혀 있다는 거는 해킹 이전의 문제인데요. 애초에 그런 모습까지 찍히도록 카메라를 설치해도 되는 건가? 이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촬영을 할 수 있는 거죠?
◇ 김상열 : 아주 중요한 지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탈의실처럼 사생활을 크게 침해할 수 있는 곳에는 CCTV를 설치하면 안 됩니다. 목욕탕, 화장실, 탈의실 같은 곳이 대표적이죠. 병원 수술실에는 3년 전부터 CCTV 설치가 의무화되었습니다. 환자의 권리 보호 차원입니다. 다만 수술실 아닌 진료실, 상담실, 대기실, 병실 등은 의료법에서 CCTV를 따로 관리하는 규정이 없어요. 환자 얼굴이 나오는 등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영상에 관하여 병원은 개인정보보호법상 접근권한을 제한하고 저장장치를 안전하게 관리하여 유출을 막을 따름입니다.
◆ 이원화 : 사실 이번에 유출이 됐던 병실, 병실은 근데 CCTV가 설치가 될 수밖에 없는 공간이기는 하죠. 환자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되는 측면이 있으니까요. 이전에 실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하던데요?
◇ 김상열 : 네,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이 담긴 IP카메라 영상이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례가 있었습니다. 영상 파일 30여 개가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왔고, 피해자 중에는 유명 연예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그렇다면 수사가 진행되면서 누가 해킹했냐 뿐 아니라 애초에 이 카메라가 거기 있어도 됐냐, 왜 여기까지 찍고 있었냐, 이 부분도 따져봐야겠는데요?
◇ 김상열 : 당연합니다. 수사가 해킹 경위만 보고 끝나면 안 되고, 카메라를 설치한 것 자체가 적법했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만약 병원이 옷을 갈아입거나 몸이 드러나는 공간에 필요한 요건도 갖추지 않고 카메라를 달았다면, 설치 자체가 위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 CCTV를 달 때는 어디에, 왜, 어느 범위까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찍는지 적은 안내판을 붙여야 하는데요. 이걸 안 했다면 그것도 병원의 책임이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렇죠. 개인 정보 보호법에 명확하게 또 규정을 하고 있는 내용이죠. 다시 해킹 이야기로 돌아와서 보면요. 병원에서는 우리도 해킹 당한 피해자다, 일부러 영상을 퍼뜨린 게 아니다 이야기할 수 있잖아요. 맞는 말 같기도 하면서 그 말이 과연 병원의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그런 전가의 보도가 되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상열 : 병원의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병원이 해킹을 당한 피해자인 건 맞습니다. 다만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이 관리하던 정보가 유출된 거잖아요. 개인정보보호법상 병원은 환자의 개인정보가 새지 않게 물리적으로, 기술적으로 막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환자의 얼굴과 신체가 노출된 영상은 당연히 환자의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병원은 관리자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환자의 얼굴과 신체가 노출된 영상이 해외 불법 사이트에 실제로 유포된 경우라면,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보다 훨씬 심각한 정신적 손해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병원 입장에서는 이런 해킹을 방지할 수 있는 물리적이고도 기술적인 조치들을 충분히 다 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해커들이 워낙 뛰어나와서 어쩔 수 없이 해킹을 당했다 이런 것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책임을 져야 될 수 있겠다 이런 말씀을 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답답한 건요. 정부도 이미 2024년에도 병원 같은 곳에 IP 카메라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적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당국도 병원도 IP 카메라 해킹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건데요. 몰라서 못 막은 게 아니라는 건데 관리하지 못한 책임, 이런 책임 없습니까?
◇ 김상열 : 말씀하신대로,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2024년에 병원 같은 곳의 IP카메라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이미 발표했습니다.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죠. 그런데도 실제 조치가 제대로 안 됐다면 단순 실수가 아니라 알고도 방치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법원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라고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가능합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오프닝에서 이야기했지만 제일 궁금한 건 얼굴이나 신체가 드러난 사람이 최소 100명에 달한다고 했잖아요. 이분들은 자기가 피해자란 걸 다 알고 있을까요?
◇ 김상열 : 대부분 모르고 계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 병원은 유출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환자에게 알려야 하는데요, 이번에는 영상이 어디서 새어 나갔는지도 아직 확인이 안 됐고, 병원들 스스로도 피해를 입은 걸 몰랐던 경우가 있다고 해요. 병원이 모르면 환자에게 알릴 수도 없는 거죠. 그러니 피해자분들은 모른 채 지내고 계실 가능성이 큽니다.
◆ 이원화 : 어느 날 갑자기 이런 통지를 받게 되면 얼마나 황당할지 패닉이 올 것 같거든요. 피해 사실을 통보받은 분들. 어떤 조치부터 어떻게 해야할까요?
◇ 김상열 : 패닉이 오실 수 있지만 초반 대응이 중요합니다. 우선 영상 삭제와 사이트 차단 요청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경찰에 해당 사이트 차단과 업로드 된 영상 삭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최초 유포한 사람, 다시 퍼뜨린 사람 등 영상을 복제, 유포, 전달한 사람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붙잡아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입니다. 만일 병원이 관리를 소홀히 했다면 그 부분도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유포자가 특정되거나 병원의 관리 소홀 책임이 인정된다고 보이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얼굴 등 신체 일부가 드러난 영상이 해외 불법 사이트에 실제로 퍼졌다면 위자료를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혼자 감당하지 마시고 가능한 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 알려지면서 수술실 CCTV 의무화를 다시 없애야 한다, 이런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수술실 CCTV를 의무화해서 생긴 문제다, 그래서 법을 바꿔야 한다, 이렇게 연결해도 되는 겁니까?
◇ 김상열 :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영상은 수술실이 아니라 진료실, 상담실, 대기실, 병실에서 찍힌 것이 대부분인데요. 수술실 CCTV는 대리수술이나 환자 대상 범죄를 막으려고 만든 제도입니다. 그 취지가 환자 보호예요. 수술실 CCTV는 법으로 안전 조치까지 의무로 정해 놓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병원 전반의 CCTV 보안 관리가 허술하고 수술실 밖 공간은 관리 규정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수술실 CCTV를 없애기보다, 병원 전체의 CCTV 보안 기준을 높이고 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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