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1억 수수 의혹 수사 결과가 최대 분수령
박형준·주진우 ‘현역 컷오프’ 파동 속 경선행...최종 승자는?
부산시장 후보군. 왼쪽부터 가나다순으로 민주당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 전재수 전 해수부장관과 국힘 박형준 부산시장, 주진우국회의원. 사진=네이버 인물검색 제공
[부산=데일리한국 이채열 기자]6·3 지방선거를 앞둔 부산의 민심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며 ‘대세론’을 형성했던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른바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정부합동수사본부(합수본)의 고강도 조사를 받으면서, 부산시장 선거판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현역 컷오프 논란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이 박형준 현 시장과 주진우 의원의 ‘2파전 경선’을 확정 지으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어, 향후 70여 일간의 사투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 전재수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 "정치 공작" vs "1억 수수 의혹"
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전재수 전 장관은 지난 19일, 합수본에 출석해 약 18시간에 걸친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전 전 장관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을 대가로 약 1억 원 상당의 금품과 명품 시계 등을 수수했는지 여부에 쏠려 있다.
전 전 장관은 조사 직후 "18시간 동안 모든 의혹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합수본에서 판단할 문제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선거판은 통째로 뒤흔들릴 수 있다. 특히 전 전 장관이 최근 가상 양자대결에서 박형준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에, 만약 '기소' 결정이 내려진다면 민주당은 대안 부재라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맞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과의 경선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해 지지율을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전 전 장관의 강력한 인물론과 이 전 위원장의 정책적 신선함이 결합한다면, 사법 리스크의 파고를 넘어서는 '민주당 바람'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국민의힘 ‘박형준-주진우’ 혈투… 지역 의원 ‘복심’ 향방이 승부처
국민의힘은 박형준 시장에 대한 공관위의 '컷오프 시도'라는 홍역을 치른 끝에 주진우 의원과의 경선을 확정 지었다. 오는 5월 14일부터 시작되는 후보자 등록 전까지 치러질 이번 경선은 당원 50%, 시민여론조사 50% 합산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큰 변수는 이른바 '윤심(尹心)' 혹은 지역 국회의원들의 '복심'이 어디로 흐르느냐다. 실제로 박 시장이 컷오프 위기에 처했을 당시, 지역 의원들이 중앙당에 강력히 항의하며 만류에 나섰던 점은 현역 시장에 대한 지역 조직의 지지 기반을 확인시켜 준 대목이다. 그러나 주진우 의원 역시 강력한 경선 의지를 굽히지 않으며 정면 승부를 택했다는 점에서, 지역 의원들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결국 당원 투표 비중이 높은 경선 구조상, 각 지역구의 당원 표심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의 ‘지역 파워’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이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더라도 수면 아래에서 누구의 손을 잡아주느냐가 실질적인 키(Key)가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시정 연속성을 명분으로 지역 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며, 주 의원은 새로운 변화와 중앙 정권과의 파이프라인을 강조하며 의원들의 마음을 파고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그간의 온유한 태도에서 벗어나 최근 날 선 독설을 쏟아내는 등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력한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주 의원은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세대교체론'을 확산시키는 중이다.
◇ 캠프별 전략 포인트… "도덕성 검증" vs "정권 심판"
향후 각 캠프의 전략도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재수 캠프는 사법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고,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의 성과를 내세워 '일 잘하는 시장' 이미지를 구축, 도덕성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박형준 캠프는 경륜과 시정 안정성을 중시하는 장노년층 및 보수 콘크리트 지지층 단속에 주력하고 있으며, 주진우 캠프는 중앙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며 부산의 근본적 변화를 원하는 혁신층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경선 과정에서의 지지층 분열을 막고, 경선 흥행을 통해 전재수 장관에게 쏠렸던 민심의 물줄기를 돌려세우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 민주당은 합수본 수사 결과와 여론 추이에 따라 '정면 돌파'와 '플랜 B' 사이에서 절체절명의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다.
이번 선거는 전 전 장관의 수사 결과가 민주당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지, 혹은 '강력한 탄압의 서사'가 될지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이다. 아울러 국민의힘 경선 결과는 부산 보수 진영의 '세대교체'냐 '안정적 수성'이냐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낙동강 전선의 안개가 언제쯤 걷힐지, 부산 시민들의 선택은 이제 70여 일 뒤의 심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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