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교환 종결 9월로 연기…두 가지 난제에 상장 시점 후행
매수청구권 1.2조 부담·입법 변수…밸류산정 불확실성 확대
두나무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자금 운용에 제약을 안게 됐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반대매수 대응 부담으로 상장 전까지 현금 활용 폭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상장 추진과 투자 집행 여건이 동시에 압박을 받는 이중 부담이 부각됐다. 사진=연합뉴스
기업공개(IPO)를 앞둔 두나무가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에 따른 현금 유동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IPO를 앞두고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상장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제기되자, 회사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유동성 확보를 통한 방어적 경영 기조로 전환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반대하는 주주가 보유 주식을 회사에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주주들이 대거 이 권리를 행사할 경우, 두나무는 막대한 현금을 동원해 주식을 되사야 한다. 이는 회사의 재무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매수 요청이 이어질 경우, 회사가 지불해야 할 현금 규모가 커지며 거래 안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전제하면 두나무는 자금 유출을 최소화하고 현금 보유량을 유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두나무는 상장 준비라는 과제와 현금 유동성 확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어적 태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상장이라는 목표는 문 앞에 다가와 있지만, 재무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전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거래 완료 이후 상장 준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통 금융과의 결합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인공지능(AI) 기반 신사업을 병행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일정 자체보다 자금 운용 여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실적 둔화와 일정 변수 속에서 상장 준비가 진행되는 만큼, 자금 활용 방식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 재무 대응력과 투자 집행 속도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수수료 의존 98.26%…거래 둔화에 실적 후퇴
두나무 2025년 영업수익. 사진=AI 생성이미지
두나무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1조5578억원, 영업이익은 8693억원, 당기순이익은 7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회사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디지털자산 거래량이 줄어든 점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다. 단일 사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다시 드러난 결과다.
전체 매출의 98.26%가 업비트 거래 플랫폼 수수료에서 발생했다. 기타 서비스 매출은 1.74%에 불과했다. 거래대금이 줄면 실적이 즉시 영향을 받는 구조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협력은 상장 이벤트를 넘어 수익원 확대를 위한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재무 여력은 한층 강화됐다. 부채비율은 112.4%로 낮아졌고, 자본총계는 6조2021억원으로 확대됐다. 총부채는 전년 대비 2조4649억원 줄었다.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금 운용 능력은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평가된다.
합병 성사의 첫 관문은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양사 주주가 이를 1조2000억원 이상 행사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거나 예산을 재조정할 수 있다. 시장이 상장 준비와 함께 반대매수 자금 여력을 주목하는 이유도 이 조항에 있다.
두나무는 주총에서 관련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두나무가 별도의 운용 제한을 두기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자금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기대를 지탱하는 동력도 결국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본업 수익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자본 여력이 뒷받침된다면, 딜 종결 후에도 투자와 상장 준비를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반대매수 규모가 커질 경우 자금 운용의 폭은 불가피하게 좁아진다.
◆9월 종결 지연·입법 변수…상장 경로도 계산 복잡
상장 일정은 거래 종결 시점과 함께 연기됐다. 네이버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주총을 당초 이달 22일에서 8월 18일로, 거래 종결일은 6월 30일에서 9월 30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승인 절차 진행과 관련 법령 정비 상황을 고려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는 전날 주총에서 딜이 마무리되는 즉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상장 시장은 국내외 모두 열어둔 상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의 관계상 중복상장 논란을 피하기 어렵고, 미국에서는 회계기준 전환과 법인 정비, 세무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규제 변수도 새로 떠올랐다. 네이버의 정정 공시에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주식교환 절차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해당 법안이 아직 논의 단계에 있어 이번 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공시는 경계심을 강조했고, 회사는 법안과의 직접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승인 절차도 남아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신고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딜 규모가 크고 선례가 많지 않은 점이 일정 조정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만큼 상장 준비 속도는 거래 종결 시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거래 완료 직후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는 주주 신뢰를 유지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종결이 지연될수록 통합 시너지를 실적으로 입증할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상장 명분은 분명해졌으나,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할 실적 개선과 사업 확장 전략은 더 정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 완료 이후 상장을 바로 추진하겠다는 방향은 분명해졌다”며 “남은 기간 동안 유동성 대응력과 신사업 실행 계획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인 절차와 입법 논의가 길어질수록 투자자는 일정보다 실행력을 먼저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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