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스카이피크닉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을 준비할 때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이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라면 주택 구입시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정부는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청약·세금·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각각 따로 운용되다 보니 정작 수요자들이 자신에게 어떤 혜택이 적용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생애 최초 혜택은 한 번 사용하면 다시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주택을 사기 전 관련 제도를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청약 특별공급, 가점 낮은 청년의 현실적 돌파구
눈여겨볼 부분은 청약이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은 일반공급과 별도의 당첨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청약가점이 낮은 젊은 무주택자에게 상당히 중요한 수단이다.
민영주택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대상(건설량의 7%·공공택지는 17% 공급)으로 생애 최초 특별공급이 가능하며 기본적으로 무주택 세대 구성원·청약 1순위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근로자 또는 자영업자로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요건도 적용된다. 소득 요건과 공급 방식은 공공(건설량의 15% 공급)·민영주택 여부와 세부 유형에 따라 달라지므로 청약 신청 전에 반드시 해당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생애 최초 특별공급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무주택 기간·세대 구성·소득·소득세 납부 기간·청약통장 가입 및 예치금 등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1인 가구의 경우 주택 유형과 면적에 따라 신청 가능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자신의 가구 형태에 맞는 청약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취득세 감면, 최대 200만원…청년은 300만원까지
청약과 함께 직접적인 혜택으로 꼽히는 것이 주택을 구입할 때 내는 ‘취득세 감면’이다. 생애 최초로 취득가액 12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를 최대 200만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산출세액이 200만원 이하라면 전액 면제되고 200만원을 초과하면 200만원을 공제하는 방식이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최근 발표된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이다. 정부는 생애 최초 취득세 감면 대상을 기존 주택에서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확대하고, 전용면적 40㎡ 이하이면서 시가표준액 2억원 이하(수도권은 4억원 이하)의 소형 오피스텔이나 소형 주택을 보유했다가 처분한 경우에도 생애 최초 감면을 한 차례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넓힐 계획이다. 40세 미만 청년의 경우 감면 한도를 최대 3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현재 입법 예고 단계의 개편안인 만큼 최종 법률과 시행 시점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취득세 감면은 금액 자체만 보면 수백만원 수준이지만 주택을 구입할 때 들어가는 초기 비용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는 수백만원의 차이도 계약금과 잔금 마련 과정에서 결코 작지 않다.
◇ 정책금융, 한도보다 상환능력이 먼저
금융 측면에서는 생애 최초의 장점이 더 크다. 대표적인 저리 정책금융 상품인 ‘디딤돌대출’은 일반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이고 부부합산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자가 신청할 수 있으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차주 연 소득 기준이 7000만원으로 높아지고 규제 지역이 아니라면 LTV가 80%로 확대된다. 일반의 경우 최대 대출 한도가 2억원 이내인 반면 생애 최초 가구는 최대 2억 4000만원으로 4000만원을 더 대출할 수 있다.
‘보금자리론’도 생애 최초 구입자에게 별도의 우대를 제공한다. 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 6억원 이하·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등의 기본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경우 대출 한도가 최대 4억 2000만원까지 확대돼 있다.
다만 정책 모기지는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대출 한도는 LTV뿐 아니라 총부채상환비율(DTI)·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 기존 부채, 주택 가격 등에 따라 실제 이용 가능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청약에 당첨된 뒤 대출을 알아보기보다는 청약 신청 단계에서부터 예상 분양가와 자기자본, 정책대출 가능 금액을 함께 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년층이라면 내년부터 시행될 ‘청년미래보금자리론’도 살펴볼 만하다. 만 39세 이하·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의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청년이 4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LTV 최대 80%를 인정해 주는 상품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연간 3조원 규모로 2년간 공급할 계획이며 시장 반응에 따라 지원 대상을 아파트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 우선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연립·다세대나 오피스텔은 단순히 대출 한도가 높다는 이유로 매입하기엔 향후 되팔 때 낮은 거래 회전율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환금성·향후 시세 차익 가능성·아파트와의 가격 격차 등을 철저히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정책금융 혜택이 좋아도 결국 부동산 본연의 상품성이 핵심이다.
◇ 혜택은 연계해서, 자격은 아껴서 써야
생애 최초 혜택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은 청약·취득세·대출을 하나의 체계적인 ‘내 집 마련 프로세스’로 연계하는 것이다. 30대 무주택 직장인이 아파트 청약을 준비한다면 청약 자격 점검과 관심 지역 분석을 시작으로 소득 대비 정책대출 한도(디딤돌·보금자리론)를 산출하고 취득세 감면액까지 반영해 필요한 순수 자기자본을 사전에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정책 보호 대상으로 배려하는 만큼 이 소중한 자격을 성급하게 소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형 오피스텔이나 빌라를 먼저 매수해 혜택을 소진한 뒤 아파트로 갈아탈 때 어떤 불이익이나 변화가 발생하는지 사전에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주 편의성과 자산 형성 가치를 함께 고려해 첫 집의 가격과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혜택은 내 집 마련의 초기 문턱을 낮춰주는 주거 사다리다. 하지만 정책 혜택만 믿고 무리한 차입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금리 변동·대출 규제·향후 소득 흐름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충분한 상환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이 정책적 우대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리서치랩장(2024.03.04~재직중)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발전자문위원회 위원 위촉(2023.06.29~2024.06.28)
▲전 ㈜직방 빅데이터랩장(2018.4~2024.02.20)
▲전 서울시 지방세 세수추계 자문위원(2022.6~2023.12)
▲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2012.11~2018.3)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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