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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화, KAI에 한 발 더···'협력' 넘어 '경영참여'로

협력이 구체화되면 경남을 중심으로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가 커질 수 있다. 협력업체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스타트업까지 연결될 여지도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3조원, 직접고용 인원은 1만명을 넘는다.

한화, KAI에 한 발 더···'협력' 넘어 '경영참여'로

10만주 추가 매입으로 지분 5.09% 확보

올해 5000억원 추가 투입 예고

수출·무인기·상업우주 협력 강화

경남 방산 클러스터 기대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홍보 영상 갈무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인트데일리 윤은식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5% 넘게 확보했다. 더 산 주식은 10만주다. 지분율로는 0.1%포인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0.1%포인트가 한화와 KAI 관계를 바꿨다. 한화는 KAI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고쳤다. 협력사에 머물던 한화가 주주로서 KAI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는 4일 KAI 주식 10만주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등 관계사와 함께 지난 3월 KAI 지분 4.99%를 확보했다. 이번 매입으로 한화 측 지분율은 5.09%가 됐다.

이번 지분 매입 핵심은 지분율 보다 보유 목적에 이목이 쏠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주주로서 배당이나 주가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필요할 경우 KAI 의사결정 과정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시장에 알린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는 구체적인 경영참여 계획은 검토 중이라면서 다만 필요한 경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사와 주주, 이해관계자 이익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인번 지분매입을 KAI 인수와 연관짓는건 무리다. KAI는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이다. 방산과 항공우주라는 사업 특성상 정부 판단도 중요한데 한화가 지분을 소폭 늘렸다고 곧바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일각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AI인수 가능성도 내비친다. 한화는 오래전부터 KAI 인수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항공엔진과 방산, 우주 사업을 키워온 한화 입장에서 완제기를 가진 KAI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회사다. 이번에 '경영참여'라는 표현까지 꺼내면서 단순 협력 이상의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매입을 곧바로 KAI 인수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 KAI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이다. 사실상 정부 영향 아래 있는 회사다. 단순히 주식을 대거 보유 했다고 마음대로 경영권을 가져갈 수 없다는 얘기다. 정부 판단과 안보상 필요, 국내 항공산업 정책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이에 한화가 지분을 조금 더 늘렸다고 곧바로 KAI를 품는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때문에 한화의 KAI 지분 추가 매입은 인수보다 영향력 확대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다. 4월 30일 종가 16만9000원을 기준으로 하면 295만8580주, 지분율로는 3.04%에 해당한다. 매입 단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계획대로라면 한화 측 KAI 지분은 8%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

한화가 KAI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항공우주 사업의 접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과 지상방산, 우주 발사체를 주력으로 한다. 한화시스템은 레이더와 항공전자, 위성 사업을 맡고 있다. 엔진과 전자장비, 우주 기술까지 갖췄지만 완제기 플랫폼은 한화가 아직 직접 보유하지 못한 영역이다.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7년 만에 다시 확보하며 항공우주·방산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 한화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KAI는 이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회사다. 국내에서 완제기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대표 기업으로 KF-21, FA-50, 수리온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위성 개발과 공중전투체계 분야에서도 역할을 맡고 있다. 한화가 엔진과 우주, 전자장비를 맡는다면 KAI는 항공기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두 회사가 협력할 경우 엔진부터 전자장비, 완제기, 우주 사업까지 이어지는 항공우주 사업 범위가 넓어진다.

두 회사는 이미 여러 사업에서 손을 잡았다. KF-21 수출 경쟁력 강화, 국산 전투기 장착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 특수작전용 헬기 성능개량 사업 제안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에는 방산·우주항공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맺었다.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 수출용 무인기 공동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위성·발사체·서비스를 포함한 상업 우주 시장 공동 진출이 협력 대상에 포함됐다.

방산 시장 흐름도 한화를 움직이고 있다. 최근 전장은 지상, 해상, 공중, 우주를 따로 떼어 볼 수 없게 됐다. 무인기와 위성, 레이더, 미사일, 항공기가 함께 움직인다. 수출 시장에서도 단일 무기보다 전체 운용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주포만 잘 만들거나 전투기만 잘 만드는 방식으로는 대형 수주 경쟁에서 한계가 생길 수 있다.

한화가 말하는 '내셔널 챔피언' 논리도 여기에서 나온다. 해외 주요 방산기업들은 대형화와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한화는 이 흐름 속에서 KAI와 협력을 키워 한국형 항공우주·방산 패키지를 만들겠다는 계산이 섰다.

수출도 중요한 포인트다. 한화와 KAI는 모두 해외 시장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데 특히 KAI는 항공기 사업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크다. 일정 물량 이상을 꾸준히 수출해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화가 가진 해외 수주 경험과 KAI가 가진 항공 플랫폼이 결합하면 수출 제안 폭이 넓어질 수 있다. 한화가 KAI 지분 확대를 '전략적 파트너십 기반 강화'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 KAI는 경남 사천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지역 효과도 빼놓기 어렵다. 두 회사 협력이 구체화되면 경남을 중심으로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가 커질 수 있다. 협력업체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스타트업까지 연결될 여지도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3조원, 직접고용 인원은 1만명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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