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한컴'으로 변경… '소버린 에이전틱 OS'로 2030년 14조 시장 정조준
김연수 한컴 대표가 '한컴:더 쉬프트(HANCOM:The SHIFT)' 행사에서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한컴(030520)이 창사 36년 만에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제(Sovereign Agentic OS)' 기업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과거 '아래아한글'이라는 단일 소프트웨어(SW)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완전히 탈피해, 데이터 주권 기반의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에서 '소버린 에이전틱 OS'를 차세대 먹거리로 제시했다. 이는 조직 내부의 비정형 데이터(문서 등)를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직접 수행하도록 통제하는 통합 플랫폼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미국 증시의 AI 대장주로 꼽히는 팔란티어(Palantir)의 사업 모델과 궤를 같이한다. 팔란티어가 자체 LLM(거대언어모델) 없이 데이터 통합과 에이전트 실행 플랫폼(AIP)으로 기업 가치를 입증했듯, 한컴 역시 'LLM 종속성'을 없애고 보안이 강조된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에이전틱 AI 시장은 2032년 약 1,2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컴은 이 중 보안이 생명인 공공·금융·국방 분야의 유효시장(SAM)이 2030년까지 최대 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 한컴은 '아래아한글'이라는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데이터 주권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완전한 탈바꿈을 선언했다. 또, 패키지 판매 종료는 단기적으로 매출 인식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독 기반의 안정적 현금 흐름(Cash Flow)이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AI, 돈이 되냐?"는 질문에 '숫자'로 답하다
한컴의 이번 발표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AI 성과를 구체적인 매출 지표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SW 기업들이 'AI 테마'에 편승해 주가만 들썩였던 것과는 차별화된 대목이다.
지난해 AI 관련 매출 기여도는 전체 성장분의 54.6%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465억 원) 중 AI 비중은 11.21%를 기록했다. 1년 전 0.04%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장세다는 것이 회사측 평가다. 통상 AI 전환기에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영업이익률이 꺾이기 마련인데. 그러나 한컴은 기존 20만 고객 기반을 활용한 '업셀링(Up-selling)' 전략을 통해 29%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고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인 MS의 코파일럿 전환율(약 5%)에 근접한 수치(한컴 4.2%)로 평가받는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글로벌 '유럽' 우선 공략… 제도적 틈새 노린다
한컴은 첫 글로벌 거점으로 유럽을 지목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AI법(AI Act) 시행과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GDPR)으로 인해 '소버린(주권) AI'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프랑스와 폴란드의 정부 공인 R&D 기업 등 현지 AI·SI 파트너 3곳과 MOU 및 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외산 LLM에 데이터를 맡기기 꺼리는 유럽 공공 기관들에게 한컴의 온프레미스(내부 구축형) 보안 아키텍처는 강력한 대안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36년의 유산 '연식제' 종료… 전면 플랫폼화
사업 모델에도 파격적인 변화를 준다. 한컴은 '한컴오피스 2024'를 마지막으로 매년 출시하던 연식제 패키지 발매를 종료한다. SaaS 전환 가속화: 이는 어도비(Adobe)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과거 패키지 판매에서 구독형(SaaS) 플랫폼으로 전환해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았던 경로를 그대로 밟는 것이다. 앞으로 한컴오피스는 실시간 AI 업데이트가 반영되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만 진화하게 된다.
보안 자회사인 한컴위드 역시 실물자산 토큰화(RWA) 플랫폼 '온토리움'을 통해 웹3 시장에 진출한다. 금(Gold)과 연동된 토큰을 시작으로 자산 운용 인프라를 구축하고, 양자내성암호(PQC) 등 차세대 보안 기술을 AI 인증과 결합해 한컴의 에이전틱 OS 생태계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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