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한은 “해외 주식 투자 드라마틱하게 늘어…‘수출 호조→원화 강세’...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원화 가치가 절하(환율 상승)되는 데 대해 단순히 ‘수출 호조=환율 하락’이라는 전통적 분석 방식만으론 해석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취지다. 한은은...

한은 “해외 주식 투자 드라마틱하게 늘어…‘수출 호조→원화 강세’...

“2020년 이후 해외투자 수요 환율 끌어올려”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요인에 대해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열풍, 또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인한 위험회피 심리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2020년 이후엔 해외투자 수요가 환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원화 가치가 절하(환율 상승)되는 데 대해 단순히 ‘수출 호조=환율 하락’이라는 전통적 분석 방식만으론 해석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취지다.

한은은 17일 ‘우리나라 대외부문의 구조적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처럼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23년 2분기 이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면서도 환율이 상승하는 움직임이 지속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작성됐다. 전통적으로는 수출이 늘어나면 원화 가치가 올라가 환율이 하락한다고 여겨진다.

먼저 한은은 2014년 3분기를 기점으로,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보다 비중이 큰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외환시장에서 외국인보다 거주자(내국인)의 영향력이 보다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과거 거주자가 대외자산을 갖는 방식은 준비자산(외환보유액) 형태였던 반면, 현재는 증권투자(주식)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된다. 김지현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현재는 민간 포트폴리오 투자를 중심으로 중심축이 바뀌었다”며 “외환보유액 중심이었을 때보다 거주자가 시장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체로 부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은은 우리나라가 수출 호조로 번 돈 만큼, 내국인의 증권투자 형태로 해외자산으로 자본이 순유출되고 있다고 봤다. 이러한 흐름은 2015년부터 경상수지와 환율이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2020년 이후 경상수지는 느는데 환율도 같이 올라가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에 대해 당초 전통적으로 수출과 환율의 관계를 설명하는 ‘상품충격’이라는 용어 대신 ‘금융충격’이라고 표현했다. 김 과장은 “2020년 정도부터 우리나라 가계의 해외주식 보유율이 드라마틱하게 늘어났다. 보유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이런(고환율)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미국-이란 전쟁 중 고유가·고환율 상황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위험에 대한 회피 심리로 인해 외국인 수급이 줄어들며 생기는 문제로 봤다. 또한 달러자산, 미국주식에 대한 선호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환율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향후 안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현재는 해외주식이 비싸도, 포트폴리오상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는 면이 있다. 충분히 비중이 늘었다면 앞으론 비싸면 파는 등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결국 외국인이 원화자산에 대한 선호가, 거주자의 달러자산 선호를 따라잡지 못한 데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보고 투자자 다변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내놨다. WGBI(세계국채지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등도 투자자를 다변화해 우리나라 원화시장의 심도를 높이겠단 정책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 환율이 너무 민감하게 움직인다. 동일한 충격이라도 외환시장 거래가 큰 곳은 충격이 완화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