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 마켓 상무가 17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의 경기 및 통화정책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오는 11월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유가가 올 4분기 평균 배럴당 85달러 아래로 내려오지 않으면 11월과 내년 1분기 각각 한 차례씩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가 연 3.5%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 마켓 상무는 17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이 같은 국내외 금리 전망을 내놨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기본 시나리오는 한은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1분기 한 차례 인상하는 것이다. 다만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인상 시점이 11월로 앞당겨지고 횟수도 두 차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0월에는 일단 금리를 묶어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과 근원물가 흐름을 한 차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음달 국정감사에서 나올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도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았다.
추가 인상의 핵심 변수는 물가다. 최 상무는 9월 소비자물가와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을 각각 2.9~3.0%, 2.8~2.9%로 예상했다. 명절 시점 등 월별 일정 차이의 영향으로 이달까지 물가 상승률이 3%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가격 상승이 내구재 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근원물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2%대 중후반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근원물가가 2%대 중반까지 내려오는지가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를 분기점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측면에서는 수출보다 민간소비 둔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7월과 8월 국내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각각 3.7%, 4.9%로 올 상반기 6.6%를 밑돌았다. 반도체와 컴퓨터뿐 아니라 방위산업·선박 등 비(非)IT 부문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의 시차 효과와 민간 노동시장 약화를 감안하면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도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최 상무는 9월을 포함해 세 차례 금리를 올려 연방기금금리 상단이 연 3.75%에서 연 4.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 인상 시점으로는 12월과 내년 1분기를 제시했다. 최 상무는 “연 4.5%까지 간 다음에는 인플레이션이 빠질 때까지 지켜보는 게 우리 뷰”라고 밝혔다.
견조한 성장세와 꺾이지 않는 물가 압력이 추가 긴축의 근거다. 인공지능(AI) 관련 설비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올 3분기 성장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 상무는 “3분기에도 GDP가 좋은 점을 감안하면 연준은 경기 둔화보다 인플레이션을 전면적으로 볼 것”이라며 “계속 ‘인플레이션 파이터’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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