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마침내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무려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최근 3%대로 다시 치솟은 소비자물가를 잡고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지만, 침체 터널을 지나던 대구 지역 경제계에는 초대형 악재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장 가슴을 졸이는 곳은 대구 주택시장이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세가 금리 인상의 도화선이 됐지만, 그 유탄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으로 신음하는 대구로 튀게 됐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곧바로 상향 조정되면, 지역의 실수요자 및 ‘영끌(영혼까지 끌어다 투자)’족의 이자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분양권 전매나 매수를 고민하던 이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가까스로 살아나던 거래량에 다시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수성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금리가 떨어질 줄 알고 버티던 매수 대기자들이 전날 발표 이후 문의를 뚝 끊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의 중심 축인 자동차 부품 및 기계·제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금융비용 부담까지 얹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신용도가 낮고 제2금융권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 중소 부품업체들은 당장 운전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게 됐다.
3년 반 동안 유지되던 금리 기조가 깨지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려 있어 시설 투자나 고용 확대는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다. 성서산업단지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한계 상황에 몰린 한계기업(좀비기업)들에게 이번 0.25%포인트 인상은 사실상 ‘인공호흡기’를 떼는 조치가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표정도 어둡다. 금리 인상은 통상 증시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대형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증시 상승세에 편승해 신용융자 등을 활용해 주식을 산 지역의 ‘빚투’ 개미들은 반대매매 공포에 직면했다. 대출 이자는 늘어나는 반면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의 하방 압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이 추가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는 자제하고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임박한 연쇄 긴축 조치 속에 대구시와 지역 금융권이 취약계층 및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금융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이규현 기자 leekh122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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