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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미반도체, 미국 반도체 공급망 정조준…"2026년 한미USA 설립"

인텔, 마이크론, 앰코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미국 내 신규 공장과 첨단 패키징...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한미반도체, 미국 반도체 공급망 정조준…"2026년 한미USA 설립"

지난해 매출 5766억 ‘역대 최대’…HBM 장비 경쟁력 앞세워 현지 밀착 대응

한미반도체가 미국 반도체 공급망 진입을 본격화한다. 글로벌 AI 반도체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성장에 맞춰 미국 현지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고객사 기술지원과 장비 수주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미반도체는 2026년 말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현지 법인 ‘한미USA’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산호세 법인은 미국 반도체 시장 대응을 위한 통합 운영 거점 역할을 맡는다. 회사는 현지에 숙련된 엔지니어를 배치해 고객사 기술지원 속도를 높이고,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가동 일정에 맞춰 장비 공급과 사후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미국 법인 설립은 한미반도체의 사업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한미반도체는 고(故) 곽노권 창업회장이 1967년부터 14년간 미국 모토로라에서 근무하며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한 회사다. 사명 역시 한국과 미국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담고 있다. 반도체 장비 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출발한 회사가 반세기 만에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셈이다.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을 바탕으로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 마이크론, 앰코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미국 내 신규 공장과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HBM과 첨단 패키징은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공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가속기 성능 경쟁이 단순히 연산칩 자체의 미세공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로직칩과 HBM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HBM 적층과 첨단 패키징 공정에 쓰이는 본딩 장비의 전략적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미국 법인을 추진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국 내 AI 반도체 생산시설이 늘어날수록 현지 기술지원과 장비 대응 속도는 수주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장비는 단순 납품 이후에도 설치, 셋업, 공정 최적화, 유지보수 등 고객사와의 밀착 대응이 중요하다. 미국 현지 거점 확보는 한미반도체가 글로벌 고객사와의 접점을 넓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미반도체는 미국 법인 설립을 통해 엔드유저인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 가능성도 키울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고성능 메모리와 패키징 공정에 쓰이는 핵심 장비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반도체 내재화 흐름이 확산될수록 패키징 장비업체의 고객 접점도 기존 메모리·파운드리 기업을 넘어 넓어질 수 있다.

한미반도체는 HBM TC 본더 외에도 장비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AI 반도체용 2.5D 패키징 장비인 ‘2.5D TC 본더 40’과 ‘2.5D TC 본더 120’은 올해 파운드리 및 후공정(OSAT) 기업 공급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 세계 최초로 출시한 ‘BOC COB 본더’도 글로벌 메모리 기업에 공급을 시작했다.

차세대 장비 개발도 병행 중이다. 한미반도체는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연내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프로토타입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미세화와 고단 적층이 진행될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공정으로, 향후 HBM 고도화 과정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우주항공 분야도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초 출시한 ‘EMI 쉴드 2.0 X’ 시리즈를 글로벌 우주항공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EMI 쉴드 장비는 전자파 간섭을 줄이는 공정 장비로, 회사는 2016년 첫 출시 이후 해당 분야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동신 회장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근거리에서 적극적으로 밀착 지원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부상하는 미국에서 신규 공장 가동과 함께 본격적인 장비 수주를 기대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자신감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한미반도체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 5766억원, 영업이익 2513억원, 당기순이익 21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고, 영업이익률도 43%대를 유지했다. HBM용 TC 본더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장비 수요를 흡수하며 고수익 구조를 이어간 셈이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올해 2분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2026년부터 매출이 매년 퀀텀점프할 것으로 전망했다. 곽 회장은 “올해 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2분기에 TC 본더 수주가 집중되고 있으며, 이 흐름은 하반기에 가속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점유율 1위인 한미반도체 TC 본더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수혜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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