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한미 훈련 축소 지시 이행”…브런슨, 일정 접고 안규백 면담
시뮬레이션·실기동 훈련 모두 조정 가능성…전작권 검증 프로세스 축소 우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얀힙뉴스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연습 축소 지시를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18일 서울 용산 국방부를 방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만나 지난 17일 개시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축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가 이미 개시한 연합연습을 축소 및 조정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유화 제스처와 한국에 대한 불만 표현이 모두 담긴 것으로 해석되는 ‘연합연습 대폭 축소’ 지시를 내린지 불과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17일(현지시간) “전쟁부는 최고통수권자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측이 행정부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실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일정 취소하고 안규백 면담…한미 논의 공식화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연합연습의 축소와 관련해 한미 간 구체적인 협의나 정부 차원의 계획 수립 여부를 밝히지 않아 왔다. 그러나 이날 오후 브런슨 사령관이 국방부를 찾아 안 장관과 예정에 없던 면담을 하면서 한미 간 논의도 공식화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오후 3시 25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0여분 후인 오후 3시 45분쯤 청사를 나섰는데, 누구와 만났는지와 무엇을 논의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청사를 떠났다.
브런슨 사령관과 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연습 축소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 공동경비구역(JSA)경비대대에서 유엔군사령부 주관으로 진행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50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사 개시 불과 한 시간여 전에 일정을 취소하고 국방부로 향했다. 미 전쟁부 차원의 긴급 지시에 따라 급하게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한미군은 아울러 한미 연합연습 때 지휘소로 사용하는 경기 성남의 ‘CP 탱고’에 추가 배치한 병력을 이날 상당수 철수한 것으로도 전해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빠르게 이행하는 모습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좋은 관계’를 거론하며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에게 한미 연합연습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훈련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였다.
다만 이는 한미 간 사전 조율 없이 나온 발언으로, 미 전쟁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루가 지난 뒤에야 관련 조치를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를 이행하기 시작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 행정부와도 사전 논의 없이 돌발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뮬레이션 시나리오 변경·실기동 훈련 축소’ 예상…전작권 전환에 차질 우려
한미 연합연습은 통상적으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세워 한미의 대응에 따른 전황의 추이와 결과를 보고 이를 토대로 새 전략 수립 여부를 분석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과, 한미 병력이 실제 기동훈련(FTX)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연습의 축소 방침을 확정하고 한미 간 협의가 시작된 만큼, 한미는 시뮬레이션 훈련의 시나리오 변경을 통해 시뮬레이션에서도 미국 측의 자산을 최소로 제한해 투입하거나, 미국의 핵우산 및 확장억제 관련 시나리오를 줄이면서 ‘축소 효과’를 내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개별 FTX에 참가하는 병력·장비와 미군 전력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도 유력한 축소 방안으로 거론된다. 한미는 오는 27일까지 진행하는 연합연습에서 총 14건의 FTX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 훈련의 횟수와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미가 일부 FTX를 따로 진행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의 입장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의 정상 진행 여부다.
한미는 이번 UFS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총 3단계로 구성된 전작권 전환의 두 번째 단계가 완성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전작권 전환의 예상 연도를 올해 중에 도출한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연합연습 축소 지시로 미국 측이 FOC 검증에 소홀하게 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연습의 축소 지시를 밝히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도와달라는 자신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불만을 제기한 만큼,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전작권이나 확장억제 등 한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안에 대해 집중적인 축소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 2026.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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