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소드·붉은사막·일곱 개의 대죄 잇따라 출격
그래픽·전투는 눈도장…서사·캐릭터 평가는 엇갈려
펄어비스가 20일 글로벌 정식 출시한 오픈월드 신작 '붉은사막'.
2026년 1분기는 국산 오픈월드 게임이 처음 본격 시험대에 오른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1월 드래곤소드로 포문을 연 뒤, 이달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붉은사막과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잇따라 출격했다.
흥행 면에서 본다면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붉은사막의 초반 기세는 매섭다. 그러나 평가 면에선 국내는 물론, 오픈월드의 본고장인 서구‧일본 게이머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차기 오픈월드 게임의 과제로 서사 보강이 필요하단 관측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게임 개발사들은 올해 들어서만 총 3개의 대형 오픈월드 신작을 내놨다. 웹젠의 드래곤소드는 지난 1월21일 모바일·PC 크로스플랫폼 무대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마블에서 약 4년의 개발을 거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17일 플레이스테이션5와 스팀에 선공개됐고, 펄어비스가 7년에 걸쳐 공을 들인 붉은사막은 이날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초기 흥행 지표는 호조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붉은사막은 현재 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 49개국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예약 구매 1위에 올랐고, 스팀 글로벌 톱 셀러 1위와 에픽게임즈 스토어 베스트셀러 1위도 기록했다. 정식 출시 이전 예약 판매만으로도 스팀‧에픽 1위 및 PS스토어 상위권을 장악했을 정도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역시 출시 직후 스팀 글로벌 매출 상위권에 진입했고, 프랑스 1위, 벨기에·이탈리아·스페인 2위, 한국·일본·영국 5위 등 주요 국가 판매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오는 24일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PC‧콘솔 시장에서 먼저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드래곤소드도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다만 흥행 기대와 달리 평가는 온전히 따라오지 못했다. 붉은사막의 PC판 메타크리틱 점수는 78점으로 집계됐고, 평론 98개 중 긍정 65개, 혼합 23개, 부정 1개로 분포했다. 전반적으로는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나 출시 전 기대했던 80~90점대 압도적 호평과는 거리가 있었다. 직접 플레이한 유저들이 평가하는 스팀 이용자 평가도 ‘복합적’(61% 긍정적)에 머물렀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아직 메타스코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스팀에서 ‘복합적’(51%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붉은사막의 스팀 흥행 지표와 메타스코어 전문가 평가는 엇갈린 모습이다. 사진/스팀·메타크리틱
양 신작 모두 판매와 화제성은 확보했지만 작품성 면에서 일방적인 호평을 끌어내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셈이다.
아울러 붉은사막과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양쪽 모두 그래픽 등 기술적 측면에서 호평을 받은 반면, 스토리 및 캐릭터성 등 서사적 완성도에서는 혹평을 받았다.
메타크리틱이 집계한 주요 해외 리뷰들은 붉은사막은 광대한 오픈월드와 자유로운 탐험,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에 호평을 내렸다. 반면 이야기 전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고, 일부 매체는 스토리가 기대만큼 강하게 와닿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높은 난도와 조작 적응 부담 역시 호불호 요인으로 꼽혔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역시 원작 팬층과 신규 유입층의 반응이 엇갈린다. 원작의 독특한 화풍을 최대한 3D로 옮겨낸 그래픽, ‘트리스탄’과 ‘티오레’ 등 기존 캐릭터의 구현도는 호평이다. 다만 게임에 추가된 오리지널 캐릭터나 퀘스트 간 연계 스토리는 아쉽단 지적이 스팀 유저 평가 상단에 노출되고 있다.
드래곤소드 역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오픈월드 액션 RPG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첫 본격 도전작인 만큼 장르 노하우 축적 여부가 관건이라는 시선이 뒤따랐다.
이 같은 성적표는 한국 게임업계의 개발 이력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은 오랫동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과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이용자 간 경쟁, 반복 성장, 라이브 서비스 운영에는 강점을 축적했지만, 오픈월드 장르의 핵심인 퀘스트 동선 설계, 탐험 보상, 월드 밀도, 서사 연출, 캐릭터 축적에는 경험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특히 북미·유럽권에서 한국 게임이 인정받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문턱으로 ‘서사’가 꾸준히 거론된 것도 사실이다.
결국 올해 처음으로 AAA급 대작들이 나온 한국 오픈월드 게임에 있어서 첫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에 가까울 전망이다. 한국 게임사들은 그래픽과 액션, 스케일 면에서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만한 오픈월드 대작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입증했다. 반면 이용자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 촘촘한 월드 설계는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개발 중인 크래프톤의 ‘프로젝트 윈드리스’,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대형 AAA급 오픈월드 신작이 어떤 방향성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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