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사이트] KFP 너드 비스포크 킷(NERD Bespoke Kit) 개발기
한국에프앤비파트너스 이성호 의장과 조니워커 블루 라벨을 만든 마이크 콜링스 고문, 수운잡방의 수호자 김도은 관장. /더비비드
스타트업 인사이트. 스타트업 대표를 취재하면서 나눈 대화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성호 의장이 이끄는 한국에프앤비파트너스(KFP)는 식음료 제조를 넘어 한국의 미학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문화 전파사를 자처하는 기업이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공식 후원사로 자사의 탁주 ‘너드 12’를 정상급 CEO들에게 선물하며 가치를 증명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북촌 너드하우스에서 만난 이성호 의장과 조니워커 블루 라벨을 만든 마이크 콜링스 고문, 경상북도 안동의 광산김씨 설월당 종가 15대 종부이자
수운잡방(조선시대 조리서, 보물 제2134호)의 수호자 김도은 관장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졌음에도 ‘문화 유산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목표 아래 뜨겁게 공명하고 있었다. 그 결과물이 ‘너드 12′ 탁주다.
연쇄 창업가인 이 의장이 비즈니스의 틀을 짰다면, 두 거장은 그 틀에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깊이와 진정성을 불어넣는 나침반이 돼 주고 있었다. 위스키 마스터 마이크 콜링스는 “위스키 한 잔에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담겨 있다”는 통찰을 전하며 지역의 고유한 유산은 그 자체로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수운잡방의 김도은 관장은 “전통은 호리병에만 담아야 한다는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전통의 틀에 갇히는 순간 스스로를 공격하게 된다”는 직언을 남겼다. 편리함을 저해하는 전통은 피하고 실용적이며 매력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탁주를 와인잔에 담아내는 파격적인 시도로 이어졌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전통을 박제된 유물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융합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대하는 이들의 태도였다. 익숙함에 타협하는 대신 한국의 보물을 소유욕을 자극하는 럭셔리로 재정의하는 용기야말로 가장 ‘K다운 것’을 탄생시키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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