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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에만 있는 ‘재벌’ 감시하려… 세계 유일 동일인 지정 제도 도입

이어 “IT 플랫폼 기업처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지배 양태를 고려할 때, 사람을 타깃으로 하는 규제에서 벗어나 핵심 기업 중심의 지정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만 있는 ‘재벌’ 감시하려… 세계 유일 동일인 지정 제도 도입

1987년 만들어진 규제

총수家의 독점·편법 상속 등 방지

“기업 생태계 달라져” 개편 논란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신현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021년부터 5년간 쿠팡 법인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해오다가 올해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미국명 범 킴) 쿠팡Inc 의장을 총수로 지정하면서 ‘동일인’ 규제 자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1987년 도입된 동일인 지정 제도는 ‘재벌 중심의 고도 성장’으로 요약되는 한국 경제의 독특한 환경에서 탄생한 특수한 규제 장치다. ‘재벌’이라는 용어와 ‘동일인’이라는 개념 모두 한국에만 존재한다. 영어로도 마땅한 번역어가 없어 재벌은 ‘Chaebol’, 동일인은 ‘Chaebol head’(재벌의 우두머리)’라고 번역해야 할 정도다.

과거 대기업 그룹 총수 한 명의 결정으로 계열사가 문어발식으로 확장되던 시절, 친인척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총수와 그 가계를 묶어 감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만든 제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 생태계가 39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는데도 여전히 이 제도를 고수하는 것을 두고 논란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 경영인 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이 자리 잡고 있고, 기업의 국적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혈연 중심의 동일인 지정을 고수하는 것은 철 지난 시대의 유물이자 글로벌 표준에 역행하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위는 편법 상속과 증여를 막기 위해 이 제도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고도화된 공시 체계와 촘촘해진 주주 감시망, 그리고 공정위의 강력한 조사 권한으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또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이 직접 알기 어려운 친인척의 공시 누락에 대해서도 형사 처벌 리스크를 져야 하는데, 이는 글로벌 경영자들에게 한국을 ‘투자가 꺼려지는 나라’로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현재 제도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에 불필요한 규제 리스크이자 역차별로 작용하며, 새로운 유형의 기업 집단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IT 플랫폼 기업처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지배 양태를 고려할 때, 사람을 타깃으로 하는 규제에서 벗어나 핵심 기업 중심의 지정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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