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빨라지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과 한국을 비교하는 질문에 “두 곳 모두 특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과 대만 반도체 산업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황 CEO는 반도체 산업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고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며 “대만은 매우 특별하다. 한국도 매우 특별하다. 둘이 모두 동시에 매우 특별한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CEO는 지난달 23일 대만에 도착한 뒤 웨이저자 TSMC 회장과 저녁 식사를 하는 등 현지 반도체 업계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이달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에도 참석한다.
대만 일정을 마친 뒤에는 오는 5일께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방한 기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경영진과 만나는 일정이 거론된다. 특히 서울에서 이른바 ‘삼겹살 회동’을 가질 가능성도 알려지며 재계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황 CEO는 이번 방한의 가장 중요한 목적에 대해 한국 협력사들에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치킨과 삼계탕, 삼겹살 식당 등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황 CEO는 한국을 e스포츠와 PC방 문화의 발원지로 언급하며 “엔비디아의 ‘지포스’ 그래픽카드 초창기부터 한국은 줄곧 내 마음과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한국 기업 대상 만찬 행사도 화제를 모았다.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로 마련된 이 자리에는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 기업 30여 곳의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만찬 장소 역시 대만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다. 대만 매체 연합보는 참석 인사들의 면면에 비해 식당 메뉴 가격이 저렴했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해당 식당 메뉴판에는 대부분 음식 가격이 100∼220대만달러, 우리 돈 약 5000∼1만1000원 수준으로 적혀 있었다. 볶음밥과 볶음면은 150대만달러, 약 7000원대였고 가장 비싼 해물 전골도 700대만달러, 약 3만4000원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대만 온라인에서는 “메뉴 가격이 회사 회식보다 싸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AI 서밋”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연합보는 황 CEO가 5성급 호텔 대신 대만 특색이 드러나는 식당을 택한 점을 두고 그의 ‘식탁 외교’ 철학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메뉴 가격은 저렴했지만, 식탁 위에서는 세계 AI 산업을 둘러싼 거액의 사업 기회가 오갔다는 것이다.
한편 황 CEO는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에이전틱 AI’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의 AI를 뜻한다.
그는 연산모델 변혁의 핵심 배경으로 AI 에이전트의 등장을 꼽으며 “지난 6개월간 모든 것이 변했다. 에이전트가 구현되면서 이제 AI가 진정으로 쓸모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황 CEO는 앞으로 모든 연산 설비가 같은 에이전틱 AI 연산 아키텍처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아키텍처가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PC), 자동차, 휴머노이드, 공장 설비, 기지국, 위성 등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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