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주요국 분석…경제개발 기능 강화·성장펀드와 차별화 제언
AI·반도체 투자 늘리는 사우디처럼 단순 운용 넘어 수익성 높여야
기술패권 경쟁에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한국의 국부펀드도 단순히 자산을 굴리고 쌓는 역할을 넘어 전략산업과 공급망을 키우는 국가전략자본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주요 국부펀드들이 단순 자산 운용을 넘어 첨단전략산업과 공급망을 선점하는 국가전략자본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7일 발표한 ‘주요국 국부펀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5년 말 기준 글로벌 국부펀드 순자산총액(AUM)은 15조달러로 2000년(1조달러)에 비해 15배 증가했다. 한국투자공사가 운용하는 국부펀드는 AUM 2320억달러로 세계 14위 수준이다.
보고서에선 전 세계 국부펀드를 운용 목적에 따라 경제개발 펀드(자국 전략산업 육성), 저축성 펀드(미래세대 이전), 안정화 펀드(외부충격 완충) 등 3가지로 구분했다. 현재 운용자산 상위권에는 노르웨이 GPFG(1위), 중국 SAFE IC(2위)·CIC(3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ADIA(5위) 등 저축성 펀드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PIF(4위), 싱가포르 테마섹(10위), UAE 아부다비 무바달라(11위) 등 경제개발 펀드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분야 투자를 확대하며 국부펀드 역할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한국의 경우 잠재성장률 하락, 기술패권 경쟁,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개발 기능을 강화한 종합형 국부펀드 도입을 서두르되, 공적 투자기구와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간 운용사 주도로 투자를 결정하고 만기에 청산되는 국민성장펀드와 달리 국부펀드는 국가 차원의 초장기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 핵심광물 광산 지분 확보, 원천기술 기업 인수·합병(M&A), AI 전력망 구축 등 수십 년이 걸리는 전략자산에 국부펀드를 집중시켜야만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선 경제개발 펀드의 구체적 사례로 싱가포르 테마섹, 사우디 PIF, UAE 아부다비 무바달라를 꼽았다. 테마섹과 무바달라는 정부 소유 기구이면서도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상업적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테마섹은 최근 10년 사이 포트폴리오 가치를 2배로 불려 5180억싱가포르달러(약 4000억달러)에 이르렀고, 무바달라는 최근 5년·10년 기준 연 10% 이상 수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무바달라는 미국 AMD가 반도체 제조 부문을 분사할 때 대규모 출자로 이를 인수해(2009년) 글로벌 파운드리를 설립하고, 재생에너지 기업 마스다르를 키워내는 등 UAE의 탈석유 경제 전환을 주도했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국부펀드에 경제개발 기능을 더한 종합형 국부펀드로의 개편은 의미가 크다”며 “국민성장펀드와의 명확한 역할 분담, 그리고 수익 내는 전략투자 원칙이 맞물려 국가 핵심 전략자산에 대한 장기 투자 체계로 안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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