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금융감독원 제공 [뉴스락]
[뉴스락] 메리츠증권의 전산 장애가 한 달 사이 세 차례 반복되면서, 증권사 MTS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의 한계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증시 활황 속 거래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산 시스템이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1일 프리마켓 거래 지연을 시작으로, 9일에는 약 30분간 HTS·MTS 로그인 장애 및 거래 지연을 겪었다. 이어 29일 새벽에는 미국 주식 거래 시간대 간편인증 로그인 지연까지 발생하며 단기간 내 반복적인 오류가 이어졌다.
이 같은 사례는 단순 일시적 장애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해외주식 거래와 같이 시간 제약이 명확한 시장에서는 로그인 지연이나 주문 오류가 곧바로 매매 기회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고 이후 대응 구조다. 현행 체계에서는 투자자가 전산 장애로 인한 손해 발생과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해야 보상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실제 보상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제한적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에서 발생한 전산사고 201건 중 이용자 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98건으로 절반에 못 미쳤다.
메리츠증권 역시 개별 장애에 대한 공지와 복구 조치는 이뤄졌지만, 투자 손실에 대한 적극적인 일괄 보상 체계는 부재한 상태다.
제재 역시 제한적이다. 최근 5년간 금융감독원이 IT 전산사고와 관련해 내린 제재는 7건, 과태료 총액은 5억1160만원 수준에 그쳤다. 반복 장애에도 불구하고 규율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장 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개인투자자 거래가 급증하며 시스템 부하가 커지고, 변동성이 확대된 장세에서는 짧은 지연도 투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는 고점 흐름과 함께 신용거래 잔고가 확대되는 등 거래 밀도가 높아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전산장애 건수는 2020년 60건에서 2024년 94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산운용비는 크게 늘었지만 장애 빈도는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이다.
금감원은 전산장애를 소비자 위험 요인으로 보고 대응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상 기준과 제재 수위가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결국 메리츠증권 사례는 개별 증권사의 문제가 아니라, MTS 경쟁이 편의성 중심으로 치우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사후 민원 처리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 장애 예방 체계 ▲표준화된 보상 기준 ▲재발 방지 프로세스를 포함한 투자자 보호 체계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산 장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책임 구조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 신뢰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대응 방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산 오류가 발생하면 금융당국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며 "제재 여부는 오류 발생 사실뿐 아니라 소비자 피해와 사후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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