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반대 딛고 낸드 사업 확장
작년 4분기부터 가격폭등 수혜
낸드서만 영업익 6조 벌어들여
SK하이닉스의 이번 역대급 실적에는 낸드플래시 사업 실적 상승이 크게 이바지했다. 주변 반대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인텔의 낸드 사업부인 솔리다임을 인수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의 결단이 빛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23일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올 1분기 영업이익 37조6000억원 가운데 6조원가량이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계속 적자였거나 겨우 손익분기점을 기록했던 낸드 사업이 낸드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전체 영업이익에 이바지하는 바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과거 D램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처럼 낸드 사업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달성하게 됐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수요가 커지면서 (낸드플래시 수요와 직결된) KV캐시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으며 이게 바로 고객들이 고성능 SSD(낸드플래시로 만드는 저장장치)를 도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KV캐시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작동 과정에서 기존 정보를 메모리에 저장해뒀다가 재사용함으로써 추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이다. 또 SK하이닉스 측은 "고성능과 고용량을 아우르는 최적 라인업을 구축해 계층화하는 AI 스토리지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국내 낸드 생산량 중 50% 이상을 321단으로 전환하는 등 투자를 통해 향후 낸드 시장의 성장에 대비해 회사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했던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해 1분기에 급등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물 가격 기준 낸드 128Gb 16Gx8 MLC 제품은 지난해 12월 말 5.74달러에서 올해 3월 말 17.73달러로 3개월 만에 3배나 뛰었다.
이처럼 낸드플래시가 SK하이닉스의 금쪽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최 회장의 오랜 투자가 결국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20년까지만 해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에 이어 시장 점유율 4~5위권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2020년 10월 인텔의 낸드 사업부인 솔리다임을 9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솔리다임의 중국 다롄 팹을 확보하면서 낸드 생산력이 많이 늘어났다.
특히 솔리다임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eSSD에 특화한 곳으로 AI 데이터센터 붐에 따른 직접적 혜택을 보고 있다. 낸드 시황이 반전되면서 높아진 시장 점유율과 수율이 빛을 발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인수 이후 몇 년간 대규모 적자와 함께 구조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SK하이닉스의 애물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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