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투입해 4대 주주 확보, 네이버와 3각 동맹
타 시중은행, 제도 정비·수익성 검토 후 대응
(그래픽=GettyImages)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며 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금융 생태계 선점에 나섰다.
글로벌 규제 기틀이 마련되는 가운데 나온 이번 지분 인수가 향후 은행권의 수신 구조와 수익성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15일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인수로 하나금융은 두나무의 4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권 편입을 위한 법적 기틀이 마련되는 과정에 있다. 해외에서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한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입법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관할권을 정리해 그간 가상자산 업계를 짓눌러온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이 투기적 자산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은행권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단순한 가상자산 수탁 업무를 넘어 인프라를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의 이번 투자는 규제 가이드라인이 가시화되는 대외 환경에 대응해 국내 시장에서의 실무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가상자산 사업 진출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제적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향후 법제화 시점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주도해야 한다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래 혁신 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특히 하나금융이 강점을 가진 외국환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을 활용한 외화송금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접점도 확대된다. 현재 진행 중인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나금융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주가 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양사의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 완료 예정일은 오는 9월30일로 절차가 완료되면 전통 금융과 IT 플랫폼이 결합한 3자 협력 체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행보와 달리 다른 시중은행들은 시장 상황을 살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정 회사에 대한 직접 투자 여부는 현 단계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향후 제도 정비 방향과 고객 수요, 그룹의 AX(AI 전환) 기조에 따른 사업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은행연합회를 통한 업무 범위 확대 건의에 대해서도 "당국의 최종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내부 통제와 소비자 보호 인프라를 구축하며 모니터링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국내 은행권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한국 은행업의 구조적 특성이 꼽힌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중은행의 원화예대율은 100~110%로 글로벌 평균(80%)을 상회한다"며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로 예금이 이탈할 경우 대출 축소나 조달 비용 상승 등 재무적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요구불예금 의존도가 높은 인터넷은행은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로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순이자마진(NIM)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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