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부쩍 외국인이 많이 보인다. 다음주로 다가온 BTS의 첫 콘서트를 앞둔 'A.R.M.Y'(BTS 팬클럽)의 습격이다. 홍대 일대와 일산에는 때마침 벚꽃이 만발했다. 1주일 전부터 서울 여행을 하려 입국한 이들은 한국의 가장 좋은 한 철을 만나게 됐다.
다만 이들에게 한국은 사소한 불편이 많은 나라다. 출근길 지하철역의 긴 줄을 보며 의아할 이들이 많을 것 같다. 교통카드를 구입하고 현금으로 충전하는 모습이다. 수년 전부터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한입으로 호소하는 '4대 불편'이 있었다. 불완전한 구글맵, 우버 부재(택시 지옥), 0이 너무 많은 원화 계산, 읽기 힘든 영문 주소였다.
우버는 일부나마 서비스가 되고, 원화는 0 세 자리를 떼는 식당도 많아졌다. 하지만 더 커진 불편함도 있다. 카드리스 시대를 따라오지 못한 한국의 결제 시스템이다. 유럽 수십 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현금을 한 번도 쓴 적이 없었다. 인터넷 은행의 현금카드를 스마트폰 애플·구글지갑에 넣고 결제하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보편화돼서다. 아날로그 국가로 유명한 영국조차 지하철을 탈 때 스마트폰 하나로 충분했다. 카드리스에 익숙한 이들은 '모두가 감탄하는' 서울 지하철을 타기 위해선 ATM 기계에서 굳이 현금을 찾고 줄을 서서 카드 충전을 해야 한다.
게다가 네이버 지도를 쓰는 한국에서 불완전한 구글맵은 단순히 복잡한 영문 주소와 결합돼 길 찾기가 어렵다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현지인의 별점이 쌓인 맛집 정보에서의 배제를 의미한다. 외국 여행에서 실패하지 않는 맛집 사냥은 구글 평점이 높은 식당을 찾는 게 '꿀팁' 아니던가.
정부는 야심차게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목표로 예산과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편리함의 왕'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외국인이 원하는 건 사소한 불편의 해결이다. K콘텐츠의 위력까지 굳이 나설 필요도 없다. 값싸진 원화 가치와 외식·교통 물가, 현대적 도시만으로도 한국은 충분히 가고 싶은 나라가 된 지 오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