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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커스] '세금 0원' RIA… 해외자금 국내 유입 촉매제 될까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RIA 제도를 통해 지난해 AI 랠리로 확대된 해외주식 투자 수요, 즉 서학개미의 달러 수요를 완화하고 원화 환전 수요를 유도할 경우 외환시장 안정과 유동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포커스] '세금 0원' RIA… 해외자금 국내 유입 촉매제 될까

국내복귀계좌 출시 첫날 9000개 계좌 개설

해외주식 보관액 1700→1553억 달러 감소

기대와 현실 사이… “시장 변수 여전히 중요”

한투·삼성·신한證 등 각종 이벤트로 총력전

국내복귀계좌(RIA) [이미지=생성형AI]

국내 증시로의 자금 회귀를 유도하는 ‘국내복귀계좌(RIA)’가 본격 가동되면서 개인투자자 자금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졌던 해외 주식 쏠림이 다소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 세제 인센티브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기대와 신중론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 해외 쏠림 둔화…“유턴 신호로 보긴 아직 일러”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해 10월 170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감소세는 이어져 1월 1680억 달러, 2월 1639억 달러, 3월에는 1553억 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매수 흐름 역시 둔화됐다.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1월 276억 달러에서 2월 265억 달러, 3월에는 185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고, 순매수 규모도 50억 달러에서 39억 달러를 거쳐 5억 달러 수준까지 축소됐다.

다만 이를 곧바로 ‘서학개미의 귀환’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3월(1~24일 기준)에도 매수 금액은 199억 4846만 달러로 매도 금액 188억 3202만 달러를 웃돌았다.

보관금액 감소 역시 자금 이탈보다는 시장 환경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초 미국 기술주 조정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평가액이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복귀계좌(RIA) [이미지=생성형AI]

세제 혜택 앞세운 ‘자금 유턴 유인’…상반기 집중 가능성

이처럼 해외 투자 열기가 다소 식는 흐름 속에서 정책 변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RIA다.

RIA는 해외 주식을 처분한 뒤 해당 자금을 국내 주식에 일정 기간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제도다. 특히 지난해 12월 23일 이전 보유 물량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해외 투자 자금을 겨냥한 정책이라는 평가다.

핵심은 시기별 차등 혜택 구조다. 5월까지 복귀 시 양도세 100% 면제, 7월까지 80%, 연말까지는 50%로 공제율이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상반기 중 자금 이동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RIA는 해외로 유출됐던 개인 투자자 자금을 국내로 환류시켜 증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대규모 자금 이동을 이끌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식 1년 보유 조건은 단기 차익 중심의 개인 수급을 중장기 투자로 전환시키는 록인(lock-in) 효과를 유도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 변동성을 완화하고 하방 지지력을 강화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자금 이동 규모는 시장 환경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과 환율 흐름이 함께 뒷받침돼야 정책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입법 지연 속 ‘소급 적용’…RIA 중심 정책 패키지

RIA의 법적 근거가 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19일 본회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후속 입법을 전제로 세제 혜택을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당 개정안에는 RIA 외에도 환율 안정과 자금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가 포함됐다. 해외 주식 매도 후 국내 투자 시 양도세를 최대 100%까지 공제하고, 환헤지 목적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과세 부담을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해 익금불산입률을 기존 95%에서 100%로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기업 자금까지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RIA 제도 자체는 개인당 해외 주식 매도 금액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혜택을 제공하며, 계좌 내에서 매도와 환전, 국내 투자까지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 제도가 환율과 유동성 측면에서도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는 증시 수급과 환율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RIA 제도를 통해 지난해 AI 랠리로 확대된 해외주식 투자 수요, 즉 서학개미의 달러 수요를 완화하고 원화 환전 수요를 유도할 경우 외환시장 안정과 유동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달러/원 환율의 하향 안정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 측면에서도 해외에 쌓인 달러 자금을 세 부담 없이 국내로 환류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각 증권사 CI [제공=각 사]

■ 증권사 ‘고객 쟁탈전’…수수료부터 경품까지 사활

제도 시행과 동시에 증권사 간 경쟁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20여 개 증권사가 RIA 서비스를 일제히 출시했다. 법안 통과 지연으로 일정 차질 우려가 있었지만, 세제 혜택 소급 적용에 대한 정치권 합의가 이뤄지면서 출시가 가능해졌다.

출시 첫날 국내 8개 대형 증권사에서 개설된 계좌 수는 9000개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기 관심이 예상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와 환율 우대, 다양한 이벤트를 앞세워 고객 확보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해외주식 매도 수수료와 환전 비용을 낮추고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시했다.

토스증권은 절세 효과를 사전에 계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차별화에 나섰고, 메리츠증권은 골드바 추첨 이벤트를 내걸었다. 하나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 등은 주식 매수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RIA 시장은 증권사 간 점유율 경쟁의 새로운 무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해외로 빠져나간 개인 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환율과 증시 유동성까지 동시에 관리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제도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해외 주식 수익률과 환율 흐름, 국내 증시 투자 매력 등 시장 여건에 따라 자금 이동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해외 투자 열기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정책 유인이 더해지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실제 자금 이동이 어느 정도 규모로 이어질지에 따라 RIA가 단기 유인책에 그칠지, 자금 흐름에 변화를 가져올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오늘경제 안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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